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인천 계양(을) 지역에 출마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왼쪽)과 전 축구 국가대표 이천수가 22일 인천 계산역 내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2.22 뉴스1
인천 계양경찰서는 공직선거법상 선거의 자유 방해 혐의로 입건한 60대 A씨와 70대 B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지난 7일 오전 7시 28분쯤 인천시 계양구 인천지하철 1호선 계양역에서 이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현장 폐쇄회로(CC)TV에 따르면 A씨는 뒷짐을 지고 원 전 장관에게 다가가 악수한 뒤 옆에 있던 이씨를 잠시 바라보다가 무릎으로 이씨 허벅지를 가격했다. 당황한 듯한 이씨가 양손으로 A씨를 잡자 그는 다시 한번 무릎을 들어 올려 폭행을 시도한 뒤 현장을 벗어났다.
B씨는 같은 날 오후 2시쯤 계양구 임학동 길가에서 드릴을 들고 이씨에게 접근해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드릴을 손에 든 채로 길가를 배회하다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이씨를 잡아끌며 위협했다. 드릴 스위치에 손가락을 얹은 자세로 이씨 복부를 겨냥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에서 “반가워서 한 행동인데 안 좋게 비쳐 후회하고 있다”며 “폭행할 의도는 아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또 B씨는 “이씨한테 실망해서 그랬다”면서도 “이씨의 주거지를 언급한 적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씨는 4·10 총선에서 인천 계양을 국민의힘 후보로 나선 원 전 장관의 후원회장으로 활동하며 함께 선거유세를 진행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 8일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피의자 처벌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A씨와 B씨를 공직선거법상 선거사범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경찰은 공직선거법에 명시된 폭행과 협박 피해 대상에 이씨가 포함되는지 법리 검토를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 폭행이나 협박으로 혐의를 변경할 가능성도 있다”며 “검찰 측과 협의를 거쳐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원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명백한 범죄”라며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