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빵 개발하고 서울서 학점따요”…경쟁률 높은 ‘런케이션’ 가보니

“제주서 빵 개발하고 서울서 학점따요”…경쟁률 높은 ‘런케이션’ 가보니

김지예 기자
김지예 기자
입력 2025-05-18 16:30
수정 2025-05-18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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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한 학기 보내며 마을 협업
지역 상품 만들고 브랜딩 도와
제주도·경희대 연계 모범 사례
“지역 활성화” “새로운 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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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대정특화체험센터에서 경희대 조리 전공 학생들이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빵을 만들고 있다.
지난 13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대정특화체험센터에서 경희대 조리 전공 학생들이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빵을 만들고 있다.


지난 13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대정특화체험센터. 밭으로 둘러싸인 조용한 건물에서 청년들이 빵을 굽느라 분주하다. 대정 특산물인 마늘을 활용한 디저트를 개발 중인 이들은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재학생들. 옆 작업장에서 미대생들은 흙으로 마늘 모양 도자기 ‘굿즈’(상품)를 빚느라 한창이다. 이들은 모두 한 학기 동안 제주에서 학업과 지역 연계 활동을 하는 ‘런케이션’ 참가자다. 강아현(디지털콘텐츠학과 4학년)씨는 “내가 만든 결과물이 상품으로 만들어지고 지역에서 활용된다는 게 큰 보람”이라며 “졸업을 미루고 참여했는데 오길 정말 잘했다”고 말했다.

강씨를 포함한 14명의 경희대생은 올 1학기를 ‘사회혁신학기’라는 이름으로 제주에서 주로 보낸다. 제주도와 대학이 협력하는 ‘런케이션’에 참가하며 한 학기 학점도 이수하는 것이다. 지난 3월 제주 남원읍을 거쳐 지난 12일부터 대정읍으로 넘어와 다음 달 9일까지 머문다.

런케이션은 ‘학습’과 ‘휴식’의 영어 합성어다. 제주도 같은 인구 감소 지역에서 대학생들이 일정 기간 배움과 휴식을 함께하는 프로그램이다. 대학은 학교 밖에서 혁신적인 교육을, 지자체는 정주 인구 확대 등을 목표로 한다. 지역대학·혁신기관·산업계와 협력하여 지역과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 ‘라이즈’ 프로젝트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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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대정특화체험센터에서 경희대 학생들이 영상 촬영, 상품 디자인 등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13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대정특화체험센터에서 경희대 학생들이 영상 촬영, 상품 디자인 등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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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대생 김란은씨가 대정읍 특산물인 마늘 모양의 도자기를 만들고 있다.
미대생 김란은씨가 대정읍 특산물인 마늘 모양의 도자기를 만들고 있다.


제주는 런케이션이 가장 활발한 지역이다. 지난해 준비 작업을 시작해 국내 15개 대학과 미국 프린스턴대 등 해외 5개 대학과 협약을 맺었고 올해 총 524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주로 계절학기에 진행됐는데, 올해부턴 학기 중 학점 이수까지 확대됐다. 경희대 학생들은 총 15학점을 마치게 된다. 지도교수인 우대식 경희대 교수는 “지원 경쟁률이 2.5대1을 기록할 만큼 학생들의 관심이 높다”며 “진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는 학생이 많다”고 전했다.

앞서 학생들은 제주 남원읍에서 ‘초등학교 전교생 꿈 사진’을 만들고, 귤껍질 활용 음식을 개발하기도 했다. 대정읍에 머무는 동안에는 카페 메뉴 개발과 마을 상품 제작, 지역 홍보 영상 작업 등에 몰두할 계획이다.

김승주(미디어학과 2학년)씨는 “이론 위주 수업에서 벗어나 지역 사회를 도울 수 있는 경험”이라며 “마을 이장님이 내년에도 꼭 오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고석종 대정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대학생 협업이 지역 홍보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마을에서 자생력을 갖는데도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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