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차관 사퇴한 이용구…택시기사 폭행 다음날 경찰서 방문 논란

법무차관 사퇴한 이용구…택시기사 폭행 다음날 경찰서 방문 논란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21-05-28 10:09
수정 2021-05-2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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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택시에 놓고 내린 물건 찾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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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있다.2021. 2. 22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있다.2021. 2. 22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택시기사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사건 다음날 경찰서를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 차관이 전날 택시에 두고 내린 물건을 찾아갔을 뿐 사건 처리 담당자와 만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이 차관은 지난해 11월 6일 술에 취해 택시를 탔다가 집 앞에서 자신을 깨우는 택시기사의 뒷덜미를 잡는 등 폭행한 다음 날인 7일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 서초경찰서를 찾았다.

경찰 설명에 따르면 이 차관은 택시에 두고 내린 물건을 찾아가라는 경찰관의 연락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던 파출소 경찰관이 이 차관이 택시에 두고 내린 유실물을 서초서 형사과에 넘겼고 이에 담당 형사가 7일 오전 10시쯤 이 차관에게 오는 9일 오전 10시에 출석해달라고 요청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면서 유실물을 형사당직 데스크에게 맡겨 놓을 테니 찾아가라는 내용도 함께 남겼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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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 기사 폭행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서울 서초경찰서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간 27일 오전 기자들이 취재를 하고 있다. 2021.1.27  연합뉴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 기사 폭행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서울 서초경찰서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간 27일 오전 기자들이 취재를 하고 있다. 2021.1.27
연합뉴스
문자를 확인한 이 차관은 당일 오전 11시 12분쯤 서초서 형사당직팀 사무실을 방문해 유실물을 찾은 뒤 경찰서를 빠져나갔다. 이런 장면은 서초서 폐쇄회로(CC)TV 녹화 영상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차관이 방문 당시 사건 관계자를 만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차관이 서초서를 찾은 시점은 피해자 조사 전이고 담당 형사도 야간 당직 후 퇴근했으며 9일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출석 요구도 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서초서는 피해자인 택시기사가 이 차관과 합의한 후 처벌불원서를 제출해 이 차관을 정식 입건해 조사하지 않고 사건을 내사 종결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택시기사가 주행 중인 상황에서 폭행을 당한 것이라면 이 차관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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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 기사 폭행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서울 서초경찰서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간 27일 오전 검찰 수사관들이 형사과로 들어가고 있다. 2021.1.27  연합뉴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 기사 폭행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서울 서초경찰서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간 27일 오전 검찰 수사관들이 형사과로 들어가고 있다. 2021.1.27
연합뉴스
특히 택시기사가 사건 담당 수사관에게 폭행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보여줬음에도 담당 수사관이 “못 본 걸로 하겠다”며 덮은 정황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봐주기 수사’ 의혹이 일었다.

서울경찰청은 해당 사건이 부실 처리된 의혹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 1월 진상조사단을 꾸렸다. 서울청은 사건 관련자 52명을 수사선상에 올려놓고 전자기기 20여대를 포렌식하고 7000여건의 통화내역을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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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이용구 차관이 25일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2021.1.25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이용구 차관이 25일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2021.1.25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한편 이 차관은 28일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이 차관은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남은 1년, 법무·검찰 모두 새로운 혁신과 도약이 절실한 때이고 이를 위해 새로운 일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사의 배경을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택시기사 폭행사건 때문에 차관 취임 이후 끊임없이 논란에 시달린 이 차관이 거취를 결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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