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은 괜찮습니까… ‘조류충돌 위험’ 쟁점 재부상

제주 제2공항은 괜찮습니까… ‘조류충돌 위험’ 쟁점 재부상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입력 2025-01-28 08:18
수정 2025-01-28 08:1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제주 제2공항 건설 예정지 성산읍 신산리 일대 대로변에는 공항 건설을 결사 반대하는 플래카드와 깃발이 수㎞ 가까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제주 제2공항 건설 예정지 성산읍 신산리 일대 대로변에는 공항 건설을 결사 반대하는 플래카드와 깃발이 수㎞ 가까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무안공항 제주항공 사고로 다시 조명받고 있는 항공기 조류충돌 위험2016년 개봉한 클린트이스트우드 감독, 톰행크스 주연의 영화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은 2009년 1월 15일 유에스 항공 1549편 여객기가 뉴욕 라과디아 공항을 이륙한 직후 새떼와 충돌해 한겨울의 차디찬 허드슨강을 불시착하는 실화를 그린 영화다.

그리고 2024년 12월 29일 한국에서 조류 충돌로 인한 항공기 사고가 실제 발생했다. 이날 오전 9시 3분쯤 제주항공 2216편이 태국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서 출발해 무안국제공항으로 착륙 도중 원인불명의 이유로 랜딩 기어를 내리지 못해 동체 착륙을 시도하던 중 활주로를 이탈해 로컬라이저가 설치된 철근 콘크리트 소재의 둔덕을 들이받고 기체가 폭발한 항공 사고다. 이 사고로 탑승자 181명중 179명이 사망했으며 동체 후미 점프시트에 탑승해 있던 승무원 2명만이 부상을 입고 생존했다.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을 파악되지 않았으나 사고직전 조류충돌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미지 확대
제2공항 인근 주요 철새 도래지와 서식지 가운데 하나인 종달리 해변에 새떼들이 몰려와 노닐고 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제2공항 인근 주요 철새 도래지와 서식지 가운데 하나인 종달리 해변에 새떼들이 몰려와 노닐고 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국토부 건설 추진 전국의 신공항 대부분 조류충돌 위험성 많은 철새도래지이처럼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 원인 중 하나로 ‘조류 충돌’(bird strike)이 꼽히면서 국토교통부가 신규 건설을 추진 중인 가덕도 신공항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새만금 공항, 흑산 공항, 서산 공항, 제주 제2공항, 백령 공항 등이 조류충돌 위험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공언한 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문제를 충분히 검증하는 제주도의 시간이 다가오면서 제주 제2공항 건설과 관련 버드 스트라이커가 쟁점으로 재부상하는 모양새다.

지난 25일 서울신문이 제주 제2공항 예정지 현장 취재 결과 온평리 인근 신산리 일대 대로변 양편에 ‘제2공항 결사 반대’ ‘조류 충돌 위험 철회하라’는 플래카드와 함께 ‘제2공항 OUT’이란 깃발이 수㎞ 가까이 꽂혀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온평리 보건소 벽에도 ‘고향을 버리고 갈 곳이 없다! 제2공항 결사반대’ 대형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제2공항 건설을 둘러싸고 찬반으로 둘로 나뉜 제주민심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9월 기본계획 고시 이후 환경영향평가만 남긴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과 관련 환경영향 평가의 실질적인 조사인 사계절 조사가 올해 하반기 시작될 전망이다. 환경영향평가를 위한 평가준비서가 3월까지 작성되면 4월 환경영향평가협의회에서 첫 심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확대
제주 제2공항 예정지 주변 주요 철새 도래지 조류 현황(위)과 외국공항의 조류 충돌 건수.
제주 제2공항 예정지 주변 주요 철새 도래지 조류 현황(위)과 외국공항의 조류 충돌 건수.


이미지 확대
한국공항공사가 2024년 국회에 제출한 공항별 공항 내 항공기 조류 충돌(버드스트라이크) 발생 현황. 한국공항공사 제공
한국공항공사가 2024년 국회에 제출한 공항별 공항 내 항공기 조류 충돌(버드스트라이크) 발생 현황. 한국공항공사 제공


# 제주도의 시간 가까워져… 올해 하반기 환경영향평가 사계절 조사 시작 전망국토교통부가 지난 2022년 10월에 발표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가능성 검토 연구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2016∼2020년 동안 국내 민간공항에서 조류충돌 건수는 1361건으로 연평균 272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공항도 마찬가지다. 미국 연방항공청 자료에 의하면 최근 6년간(2014∼2019년) 민간공항에서 발생한 조류충돌은 총 9만 524건으로 덴버국제공항이 6년간 2716건(연평균 452.7건)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달라스·포트워스 국제공항으로 2381건(연평균 396.8건)이 발생했다. 일본의 경우 2014∼2019년 민간공항에서 발생한 조류충돌은 총 9926건이었다.

조류 충돌에 대한 대책도 다양하다. 1947년 12월 개항한 미국 시애틀 타코마 국제공항은 1970년대 야생 생물학자를 고용한 첫 번째 공항으로 야생동물 관리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아 수년간 야생동물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조류탐지 레이더(Accipiter Avian 레이더)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국내 김포공항과 제주공항은 조류충돌예방팀 운영 중이다. 공항 내․외곽지역으로 주간과 야간에 순찰활동 및 조류이동, 서식지 관리 등을 시행하고 있다. 제주공항의 경우 야간(일출전, 일몰후) 활동은 야간투시경 및 열화상 카메라 활용으로 조류 유인 요소 파악 및 휴식처 확인, 순찰차량을 이용한 이동지역 외곽도로변 순찰활동, 차량용 휴대용 폭음기를 활용한 조류충돌 예방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이미지 확대
국토교통부가 지난 2022년 10월에 발표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가능성 검토 연구 최종보고서에 나온 장애물 제한표면 검토 2안. 국토교통부 제공
국토교통부가 지난 2022년 10월에 발표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가능성 검토 연구 최종보고서에 나온 장애물 제한표면 검토 2안. 국토교통부 제공


# 미국 6년간 민간공항서 조류충돌 9만여건·일본 9926건… 한국은 5년간 1361건제주 제2공항 인근 주요 철새도래지 및 조류 서식지는 하도리, 종달리, 오조리, 신산리, 성산-남원 등이다. 고위험 종은 직박구리, 제비, 한국재갈매기, 붉은부리갈매기, 줄무늬노랑발갈매기, 검은머리갈매기, 괭이갈매기, 갈매기, 재갈매기, 큰재갈매기매, 새매, 새호리기, 황조롱이, 말똥가리 등 총 14종으로 파악됐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는 제주2공항에서의 연간 피해를 주는 조류 충돌수가 기존 제주공항에 비해 최대 8.3배에서 최소 2.7배 높은 것으로 예측했다. 조류 충돌수 예측 결과는 현재까지 가장 높은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에 비해서도 최소 1.6배 및 최대 4.96배 높아 하도리 등 철새도래지 주변 조류 서식역에 대한 퇴치활동 강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대안으로 항구(수산리)가 공항 입출구와 인접해 우발적인 충돌 가능성이 있으므로 활주로 방향 및 배치를 검토하여 조류충돌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면 국토부 보고서에는 항공기에 치명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빈도수는 제주 제2공항의 경우 최소 398년에 1건으로 예측했다. 인천공항은 125년에 한번, 김포공항 131년, 김해공항은 274년, 제주공항 384년과 비교해도 위험성이 적은 것으로 판단했다.

이미지 확대
항공기 소음영향 범위. 국토교통부 제공
항공기 소음영향 범위. 국토교통부 제공


# 오 지사 “환경영향평가때 조류충돌 가능성에 대한 진단과 대책 반영돼야”앞서 오 지사는 지난 9일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환경영향평가 항목에 조류충돌 등 문제를 포함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조류충돌 가능성은 어느 공항이든 다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제2공항이 고시됐고, 환경영향평가를 수행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조류충돌 가능성 문제에 대한 진단과 대책이 반영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경영향평가협의회 심의를 거쳐 그 결과를 반영한 평가서 초안이 마련되면 하반기인 7월쯤 사계절 조사를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2공항의 경우 조류 충돌 위험, 항공기 소음, 숨골 등 여러 환경문제와 관련 쟁점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환경영향평가에만 4~5년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기찬 서울시의원, 오는 11월 서서울미술관 개관 앞두고 지역미술인들과 간담회 개최

최기찬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 금천2)이 지난 8일 오는 11월 개관을 앞둔 서서울미술관의 건립 및 개관 현황을 점검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최기찬 의원을 비롯해 서울시립미술관 정소라 학예부장, 박나운 서서울미술관 관장, 지역미술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서울미술관의 개관 준비 상황과 향후 운영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서서울미술관은 금천구 독산동 1151번지 외 1필지(금나래 중앙공원) 내에 위치하며, 연면적 7186㎡, 부지면적 7370㎡(지상1층/지하2층) 규모로 서울시 유일의 ‘뉴미디어 특화 미술관’으로 건립되고 있다. 개관 전시로는 뉴미디어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고 미디어 특화 기관으로서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SeMA 퍼포먼스’와 ‘뉴미디어 소장품전’ 등이 계획되어 있다. 간담회에 참석한 지역미술인들은 서서울미술관이 단순한 전시공간을 넘어 지역주민과 예술가들이 함께 참여하고 소통할 수 있는 ‘지역참여형 공공미술관’으로 운영되기를 희망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최 의원은 “2015년부터 시작된 서서울미술관 건립 사업이 10년여의 기간을 거쳐 마침내 결실을 보게 되어 기쁘다”면서 “서서울미술관이 서남권의 문화격차를
thumbnail - 최기찬 서울시의원, 오는 11월 서서울미술관 개관 앞두고 지역미술인들과 간담회 개최

한편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551만㎡에 조성되는 제주 제2공항은 1단계 사업을 통해 연 1690만명 규모의 여객을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요 시설은 활주로(3200m×45m) 1본, 계류장(31만 1000㎡, 항공기 28대 주기), 여객터미널(11만 8000㎡), 화물터미널(6000㎡), 교통센터 등으로 총 사업비는 5조 4532억원이다. 이같은 사업비는 2016년 예비타당성 조사 당시 산출했던 4조 7800억원보다 7000여억원이 증가한 규모다. 2단계 사업까지 포함할 경우 총 사업비 규모는 6조 8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AI의 생성이미지는 창작인가 모방인가
오픈AI가 최근 출시한 ‘챗GPT-4o 이미지 제네레이션’ 모델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인공지능(AI)이 생성한 이미지의 저작권 침해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해당 모델은 특정 애니메이션 ‘화풍’을 자유롭게 적용한 결과물을 도출해내는 것이 큰 특징으로, 콘텐츠 원작자의 저작권을 어느 범위까지 보호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1. AI가 학습을 통해 생성한 창작물이다
2. 저작권 침해 소지가 다분한 모방물이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