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안에 있다” 울부짖자 불길 속 뛰어든 경찰…95세 할머니 구조

“어머니 안에 있다” 울부짖자 불길 속 뛰어든 경찰…95세 할머니 구조

이보희 기자
입력 2025-04-18 10:13
수정 2025-04-1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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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경찰서 박유민 경위, 점퍼에 물 뿌리고 진입해 구조
“생명 구해 다행…당연한 일 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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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 주택 화재 현장. 보성경찰서 제공
보성 주택 화재 현장. 보성경찰서 제공


전남 보성의 한 농촌 주택에서 불이 나 거동이 불편한 90대 여성이 고립됐다가 경찰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됐다.

보성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1시 51분쯤 전남 보성군 한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보성경찰서 읍내파출소 소속 박유민(45) 경위는 소방 공동 대응 요청에 따라 신속히 현장으로 출동했다.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박 경위는 “어머니가 빠져 나오지 못했다. 도와달라”는 가족들의 통곡 소리를 들었다.

폭발음과 함께 연기가 하늘로 솟구치자 지체할 수 없었던 박 경위는 차분하게 점퍼에 물을 뿌리고 얼굴을 감싼 뒤 불길 속으로 진입했다.

방 한편에서 다리 수술로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95)를 발견한 박 경위는 할머니를 부둥켜안고 5분 만에 집 밖으로 빠져나왔다.

안전하게 구조된 할머니는 병원으로 옮겨졌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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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 주택 화재 현장서 95세 할머니의 가족이 박유민 경위를 안고 감사를 표하고 있다. YTN 뉴스 캡처
보성 주택 화재 현장서 95세 할머니의 가족이 박유민 경위를 안고 감사를 표하고 있다. YTN 뉴스 캡처


할머니 가족들은 목숨을 걸고 불길 속으로 뛰어든 박 경위에게 연신 감사함을 전하며 고마움의 눈물을 흘렸다.

박 경위는 “남은 경찰 생활이 아직도 한 20년 남았는데 여기에서 포기하면 제가 다른 일을 열심히 할 자신이 없어서 그래서 그렇게 들어간 것 같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경찰로서 당연한 일을 한 것”이라며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전했다.

보성군은 군민의 생명을 지켜낸 경찰관에 감사패를 수여할 예정이다. 전남경찰청은 표창 수여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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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민 경위가 입은 점퍼가 불에 탄 모습. 보성경찰서 제공
박유민 경위가 입은 점퍼가 불에 탄 모습. 보성경찰서 제공


한편 이날 화재는 2시간여 만에 진화됐으며 주택 등이 불에 타 소방서 추산 242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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