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이 쏜 비비탄총 맞아 죽은 노견…“정조준하듯 난사, 강력히 처벌해달라”

군인이 쏜 비비탄총 맞아 죽은 노견…“정조준하듯 난사, 강력히 처벌해달라”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25-06-18 11:47
수정 2025-06-18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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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경기 여주서 연이어 ‘동물학대’
현역 군인 등이 노견 향해 비비탄총 난사
누군가 내려친 둔기에 백구 ‘안와골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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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여주시의 한 주택에서 둔기로 머리를 맞아 안와골절을 입은 개(왼쪽). 오른쪽은 경남 거제시의 한 식당 마당에서 현역 군인 등이 쏜 비비탄 총알에 맞아 다친 개. 자료 : 연합뉴스·비글구조네트워크
경기 여주시의 한 주택에서 둔기로 머리를 맞아 안와골절을 입은 개(왼쪽). 오른쪽은 경남 거제시의 한 식당 마당에서 현역 군인 등이 쏜 비비탄 총알에 맞아 다친 개. 자료 : 연합뉴스·비글구조네트워크


“제 자식 같은 강아지인데, 정말 비통한 마음입니다…” (학대 피해 진돗개 견주)

경남 거제시와 경기 여주시에서 잇달아 반려견이 학대를 당해 크게 다치는 사건이 발생해 공분을 사고 있다. 출산한 지 2주밖에 되지 않은 진돗개가 누군가가 휘두른 둔기에 안와골절을 입는가 하면, 현역 군인을 포함한 남성들이 쏜 비비탄 총알에 7살 된 개가 목숨을 잃기까지 했다.

거제경찰서와 비글구조네트워크, JTBC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1시쯤 거제시 일운면의 한 식당 마당에서 20대 남성 3명이 식당에서 키우는 개 4마리를 향해 비비탄총을 수백발 난사했다.

비비탄 총알에 맞은 개들은 많게는 9살에 이르는 노령견들이었다. 이중 2마리는 이빨이 부러지고 눈을 크게 다쳤다. 7살 ‘솜솜이’는 눈이 새빨갛게 부어오르고 온몸에 피멍이 든 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을 거두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남성 중 2명은 현역 군인으로, 휴가를 맞아 인근 펜션에서 머물다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사건을 군부대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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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시의 한 식당에서 현역 군인 등 남성 3명이 쏜 비비탄 총알에 맞은 7살 ‘솜솜이’(왼쪽). 솜솜이는 눈이 새빨갛게 부어오르고 온몸에 피멍이 든 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자료 : JTBC
경남 거제시의 한 식당에서 현역 군인 등 남성 3명이 쏜 비비탄 총알에 맞은 7살 ‘솜솜이’(왼쪽). 솜솜이는 눈이 새빨갛게 부어오르고 온몸에 피멍이 든 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자료 : JTBC


견주의 신고를 받고 현장을 찾은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는 “도망갈 수 없는 무방비 상태의 개들을 구석으로 몰아넣고 바로 앞에서 정조준하여 사냥하듯 비비탄을 난사했다”면서 “살아남은 개들과 가족들은 상실감과 트라우마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물보호법은 정당한 이유가 없거나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죽이거나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에 대해 최대 징역 3년까지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현역 군인들이 새벽에 사유지를 무단으로 침범해 무고한 동물들을 죽고 다치게 한 중대한 사건”이라면서 “가해자들이 강력한 법의 심판을 받을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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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여주시의 한 주택에서 누군가가 휘두른 둔기에 얼굴을 크게 다친 백구가 담벼락에서 도로 위로 떨어져 고통스러운 듯 몸부림치고 있다. 자료 : 채널A
경기 여주시의 한 주택에서 누군가가 휘두른 둔기에 얼굴을 크게 다친 백구가 담벼락에서 도로 위로 떨어져 고통스러운 듯 몸부림치고 있다. 자료 : 채널A


경기 여주시에서는 진돗개가 둔기에 맞아 부상을 입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여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4일 여주시의 한 전원주택 단지에서 2살 된 진돗개가 머리에 피를 흘린 채 견주에게 발견됐다.

채널A가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진돗개는 높은 담벼락 위에서 도로 위로 떨어진 뒤 몸부림치다 간신히 일어났지만, 몇 걸음 걸은 뒤 다시 주저앉았다.

견주는 급히 동물병원으로 진돗개를 데려갔다. 개를 진료한 수의사는 채널A에 “삽과 같이 둔탁한 도구로 위에서 아래로 찍은 상처가 다섯 군데에 있다”며 안와골절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개는 불과 2주 전 새끼 네 마리를 출산한 상황이었다. 견주는 “얼굴이 시뻘겋게 된 채로 비틀거리면서 튀어나왔다”면서 “마음을 뭐라고 표현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경찰은 주변 CCTV 등을 탐문해 용의자를 추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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