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피는 안 나는데 차에 깔렸어요”…5세 아이 친 학원차, 119도 안 불렀다

“어머님, 피는 안 나는데 차에 깔렸어요”…5세 아이 친 학원차, 119도 안 불렀다

이보희 기자
입력 2025-08-18 18:07
수정 2025-08-18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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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차한 아이 2명 못 보고 차량 출발…운전기사 입건
학원 측 “아이들 먼저 옮기느라 신고할 겨를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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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어학원 차량에 원아 2명이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YTN 뉴스 캡처
서울 서초구 어학원 차량에 원아 2명이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YTN 뉴스 캡처


서울 서초구 어학원 차량에 원아 2명이 치인 사고가 알려진 가운데 당시 학원 측은 119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6월 16일 오전 9시 15분쯤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영어학원 인근 주차장에서 5세 아동 2명이 차량에서 하차한 뒤 갑자기 출발한 차량에 치였다.

당시 차량에는 원아 6명과 인솔 교사 1명, 기사 A씨가 타고 있었다. 학원에 도착해 교사가 아이들을 인솔해 학원 건물로 향하던 중 맨 뒤에서 걷던 아이 2명이 갑자기 전진한 차량에 부딪혔다. 이들 중 1명은 운전석 바퀴 아래에 깔리며 골반이 골절됐다.

기사 A씨는 아이들이 모두 지나갔다고 생각해 차를 움직인 것으로 전해졌다.

학원 측은 사고 당시 119구급차 대신 학원 차량을 이용해 다친 아이를 주변 병원으로 옮겼다. 이 과정에서 학원 측은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아동의 어머니 B씨는 YTN에 “학원 측이 아니라 병원에서 자동으로 발송된 응급실 접수 문자를 보고 사고가 난 것을 알았다”고 밝혔다.

공개된 당시 B씨와의 통화에서 교사는 “등원하다가 조금 다쳐서 응급실로 왔다. 바퀴에 껴서 막 피가 나거나 그러진 않는데”라고 말했다.

B씨는 “골반이 부러진 아이를 사고 차량에 앉혀서 벨트를 채워 병원에 갔다”며 학원 측의 대처에 문제를 제기했다.

학원 측은 경찰과 부모에게 사고를 곧장 알리지 않은 데 대해 아이들을 먼저 병원으로 옮기느라 겨를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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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차에 깔린 아동. YTN 뉴스 캡처
학원 차에 깔린 아동. YTN 뉴스 캡처


학원 측은 사고 나흘 뒤에야 학부모들에게 내부망을 통해 사고 사실을 알리고 “운전기사와 인솔 교사를 교체했다”고 알렸다.

피해 아동들 부모 측은 “사고 당시 구급대원의 도움을 요청하지 않아 응급조치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교통사고로 사상자가 발생한 경우 경찰에 신고해야 하는 의무도 어겼다며 학원 관계자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학원 차량 기사를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상 치상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학원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아이의 건강 상태를 살피며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사고 조사 결과에 따른 처벌이나 도의적인 책임 또한 회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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