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열로 인한 온열질환자 통계 없어…환자 임상기록이 ‘대안’
요즘처럼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에 노출되면 당장은 괜찮더라도 2∼3일 후에 사망자가 속출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농민 온열피해 막아라”…평택보건소 농촌현장서 건강체크
찜통더위가 계속되자 평택보건소 공중보건의와 간호사들이 25일 청북읍 하북리 노각 밭에서 수확작업을 하는 농민들의 건강을 체크하고 있다. 2018.7.25 연합뉴스
이 교수는 이런 위험성이 폭염 때 몸에 누적된 ‘축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요즘처럼 바깥 온도가 체온(섭씨 36.5도)보다 높아질 때는 체내에 축적된 후 방출되지 않는 축열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보통 체내에 축적된 열은 복사(60%), 땀을 통한 증발(22%), 대류(바람의 흐름. 15%), 전도(3%) 등의 방식으로 방출된다. 하지만 이런 열 방출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
이 교수는 “더욱 큰 문제는 국내에서 축열에 의한 온열질환 통계가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폭염에 노출돼 일사병과 열사병 등으로 쓰러지는 환자는 병원 내원 시점에서 온열질환 통계에 잡히지만, 남아있는 축열 때문에 다른 합병증이 생겨 며칠 후 병원을 찾거나 사망하는 경우는 온열질환으로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요즘과 같은 최악의 온열질환에 제대로 대응하고, 향후 대안을 마련하려면 병원 임상기록을 근거로 한 환자 통계를 내야 한다고 이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요즘 같은 때 축열을 방출하려면 외출 후 꼭 샤워하라고 당부했다. 이때 너무 차가운 물에 샤워하면 쇼크의 우려가 있는 만큼 하반신 이하만 10분 이상 찬물에 담그라는 게 이 교수의 권고다. 이를 통해 낮 동안 쌓인 체내 열을 밖으로 내보내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또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꼭 가동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선풍기의 경우 더운 바람이 나오더라도 틀지 않는 것보다 트는 게 온열질환 예방에 낫다”면서 “이는 밀폐된 공간에서 기류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갈증이 유발되기 전부터 물을 많이 마시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이 교수는 “폭염에 노출돼 목마르다고 느낄 때는 이미 온열질환이 시작된 상태일 수도 있다”면서 “물을 가지고 다니면서 갈증과 상관없이 계속해서 마시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