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멸종 부르는 ‘개구리 흑사병’ 한국에서 시작됐다

개구리 멸종 부르는 ‘개구리 흑사병’ 한국에서 시작됐다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18-05-11 03:00
수정 2018-05-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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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서식 개구리는 면역력 갖고 있어 문제 없어

영국, 미국, 칠레, 한국 등 전 세계 20개국 국제연구진이 개구리들을 멸종에 이르게 만드는 ‘개구리 흑사병’의 발원지가 한반도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개구리 피부에 달라붙어 개구리를 폐사시키는 항아리곰팡이가 한국에서 유래됐다는 국제연구진의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사이언스 제공
개구리 피부에 달라붙어 개구리를 폐사시키는 항아리곰팡이가 한국에서 유래됐다는 국제연구진의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사이언스 제공
영국 런던 임페리얼칼리지 공중보건대를 포함해 20개국 38개 연구기관 58명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진은 양서류 집단 폐사와 개체 감소의 원인인 항아리곰팡이가 한국에서 유래됐음을 확인하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11일자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는 서울대 생명과학부 브루스 왈드만 교수도 참여했다.

항아리곰팡이는 피부를 구성하는 케라틴 단백질을 먹이로 삼고 있기 때문에 피부로 숨을 쉬는 양서류가 항아리곰팡이에 감염되면 질식사하거나 심장마비로 사망하게 된다.

또 항아리곰팡이는 숙주 없이 물속에서도 살아남기 때문에 감염된 개구리와 접촉하지 않더라도 주변 개구리들을 모두 감염시킬 수 있어 감염 지역 내 양서류 절반 가까이를 사라지게 만들기도 한다. 이 때문에 세계동물보건기구(OIE)는 항아리곰팡이를 국제 신고의무 질병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서울대 자연대 브루스 왈드만 교수
이번 연구에 참여한 서울대 자연대 브루스 왈드만 교수
공동연구팀은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유럽, 오세아니아 등 전 세계 곳곳의 개구리에서 추출한 항아리곰팡이의 게놈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한국 무당개구리에서 채취한 항아리곰팡이가 유전적 기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에서 비롯된 항아리곰팡이가 유전적 다양성이 풍부하고 병원성도 강해 가장 치명적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정작 한국에선 항아리곰팡이가 치명적이지 않은데, 그 이유는 한국 개구리들이 오랜 시간 면역력을 갖도록 진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사이먼 오핸런 임페리얼칼리지 공중보건대 교수는 “한국의 항아리곰팡이가 해외 교역이나 군수물자 수송과정에서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유전적 변형을 거쳐 다양한 형질을 갖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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