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의 물질상태’ 플라즈마 안정화 원리 찾았다

‘제4의 물질상태’ 플라즈마 안정화 원리 찾았다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1-04-02 10:00
수정 2021-04-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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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의 물질, 플라즈마
제4의 물질, 플라즈마 기체 제트의 이온화를 통한 액체 표면의 안정화를 모사한 것. 일반 기체 제트가 물과 닿았을 때는 물 표면 교란이 일어나는데(왼쪽), 플라즈마화된 기체가 물과 닿았을 때는 안정적인 상태가 되는 것을 알 수 있다.(오른쪽)

카이스트 제공
플라즈마는 전기적으로 중성을 띄는 기체분자가 외부 에너지로 인해 이온과 전자로 분리된 상태를 말한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도 핵심 역할을 하고 형광등 내부나 네온사인, 공기청정기에도 활용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제4의 물질상태’라고 플라즈마가 액체와 기체 사이 경계면에서 안정성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카이스트 원자력및양자공학과,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공동연구팀은 기체를 이온화시킨 플라즈마가 기체-액체 사이 경계면의 유체역학적 안정성을 증가시키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규명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1일자에 실렸다.

와인이 담긴 잔을 가볍게 흔든 다음 그대로 두면 와인이 잔의 벽을 타고 눈물처럼 아래로 흘러내리는 일명 ‘와인의 눈물’ 현상이나 갯벌 바닥의 물결무늬, 샤워기 물줄기 등 유체 경계면에는 유체역학적 불안정성이 흔히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제트 형태의 기체를 액체 표면에 분사시키는 방식은 다양한 과학과 산업분야에서 활발히 쓰이고 있다. 그렇지만 이 때 액체 표면에서 유체역학적 불안정성이 증가하는 현상과 이를 안정화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많다.

이에 연구팀은 헬륨 기체 제트를 고전압으로 이온화시켜 만든 플라즈마를 물 표면에 분사시키면 일반적인 기체와 액체 사이 경계면에서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이 사용한 플라즈마 제트는 플라즈마 총알로 불리는 고속의 이온화 파동과 전기바람이 발생시키는데 이것들이 물 표면의 불안정성을 줄인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물 표면을 따라 초당 수 십㎞의 속력으로 이동하는 플라즈마 총알이 물 표면과 나란한 방향으로 일으키는 강한 전기장을 만들어 물 표면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확인하고 플라즈마-물 이론을 만들었다.

최원호 카이스트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플라즈마라는 독특한 물질 상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산업적으로 활용이 가능한 플라즈마 유체제어 분야를 확대시켜 플라즈마 의료, 생명, 농업, 식품, 화학 등 다양한 분야 기술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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