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세가 주춤하는 듯하던 한국 봅슬레이가 올 시즌 마지막 무대에서 일을 냈다.
파일럿 원윤종(28)과 브레이크맨 전정린(24)으로 구성된 2인승 팀이 7일(한국시간) 미국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열린 7차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것이다.
한국 봅슬레이는 2010년과 2011년 아메리카컵에서 각각 1개와 2개의 은메달을 수확한 바 있으나 국제무대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선수단은 처음으로 시상대 꼭대기에서 태극기를 바라보며 애국가를 듣는 감격의 순간을 누렸다.
이번 금메달은 올 시즌 내내 계속된 ‘시행착오’ 끝에 수확한 열매라는 점에서 더욱 달콤하다.
대표팀은 올 시즌 처음으로 익숙하던 미국·캐나다를 떠나 유럽에서 각종 대회에 참가하며 전지훈련을 치렀다.
팀을 둘로 나누어 원윤종이 이끄는 1진은 월드컵 대회에 내보내고 2진은 유러피언컵에 출전시켜 선수 각자가 최대한 많은 경험을 쌓도록 했다.
처음 찾아간 유럽 무대에서도 선수들은 외국팀에 크게 뒤지지 않는 스타트 기록을 내며 잘 적응하는 듯했다.
그러나 아무래도 익숙지 않은 트랙에서 레이스를 벌이다 보니 넘치는 의욕에 비해 코스 공략이 이뤄지지 않았다.
당연히 경기에서의 성적도 신통치 않았다.
올해 1월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김동현-전정린이 2인승 31위에 오르는 데 그쳤다.
원윤종-석영진은 경기 도중 썰매가 전복되는 바람에 공식 기록도 없이 대회를 마무리했고, 이때 다친 탓에 이어지는 4인승 경기와 남은 월드컵 시리즈도 건너뛰어야 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17위에 오른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얻은 경험이 대표팀 선수와 지도자 모두에게 약이 됐다.
대표팀의 이용 감독은 “이제 3년차인 원윤종을 유럽으로 보내 월드컵 무대에 출전시키는 것은 일종의 모험이었다”면서 “기왕 깨질 것이라면 일찍 깨지고 성숙해지자는 생각으로 길을 떠났다”고 돌아봤다.
그는 “우물 안 개구리나 마찬가지이던 선수들이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소치에서도 트랙을 달려 보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덧붙였다.
유럽 팀들이 경기를 준비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계속 지켜보면서 훈련 노하우도 습득했다.
이 감독은 “선수가 풍부한 외국팀은 한번 레이스를 치른 선수는 다음 경기에서 제외해 휴식을 주는 식으로 여유를 두더라”면서 “레이크플래시드로 넘어와 1주간 집중 훈련을 하다가 다음 1주일은 강도를 낮추면서 컨디션을 조절했다”고 설명했다.
코스의 특성과 공략법을 줄줄 외우고 있어야 하는 파일럿에게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줄여 줬다는 것이다.
유럽 전지훈련에서 한 걸음 후퇴하는 듯하던 좌절의 경험이 ‘2보 전진’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이번 금메달로 한국은 내년 월드컵에 2팀을 내보낼 수 있게 돼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가도에도 청신호를 켰다.
’소치올림픽 10위권 진입,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첫 메달’이라는 한국 봅슬레이의 청사진도 조금씩 현실이 되고 있다.
다만, 평창을 꿈꾸며 상승세를 타는 선수들에게 탄력을 붙여 줄 지원이 부족하다는 점은 아쉽다.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의 강신성 회장은 “열악한 환경에도 투지를 발휘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면서도 “여전히 상무팀이나 실업팀이 없어 훈련 수당에만 의존하다 보니 유망한 선수가 국가대표를 포기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며 지원을 호소했다.
연합뉴스
파일럿 원윤종(28)과 브레이크맨 전정린(24)으로 구성된 2인승 팀이 7일(한국시간) 미국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열린 7차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것이다.
한국 봅슬레이는 2010년과 2011년 아메리카컵에서 각각 1개와 2개의 은메달을 수확한 바 있으나 국제무대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선수단은 처음으로 시상대 꼭대기에서 태극기를 바라보며 애국가를 듣는 감격의 순간을 누렸다.
이번 금메달은 올 시즌 내내 계속된 ‘시행착오’ 끝에 수확한 열매라는 점에서 더욱 달콤하다.
대표팀은 올 시즌 처음으로 익숙하던 미국·캐나다를 떠나 유럽에서 각종 대회에 참가하며 전지훈련을 치렀다.
팀을 둘로 나누어 원윤종이 이끄는 1진은 월드컵 대회에 내보내고 2진은 유러피언컵에 출전시켜 선수 각자가 최대한 많은 경험을 쌓도록 했다.
처음 찾아간 유럽 무대에서도 선수들은 외국팀에 크게 뒤지지 않는 스타트 기록을 내며 잘 적응하는 듯했다.
그러나 아무래도 익숙지 않은 트랙에서 레이스를 벌이다 보니 넘치는 의욕에 비해 코스 공략이 이뤄지지 않았다.
당연히 경기에서의 성적도 신통치 않았다.
올해 1월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김동현-전정린이 2인승 31위에 오르는 데 그쳤다.
원윤종-석영진은 경기 도중 썰매가 전복되는 바람에 공식 기록도 없이 대회를 마무리했고, 이때 다친 탓에 이어지는 4인승 경기와 남은 월드컵 시리즈도 건너뛰어야 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17위에 오른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얻은 경험이 대표팀 선수와 지도자 모두에게 약이 됐다.
대표팀의 이용 감독은 “이제 3년차인 원윤종을 유럽으로 보내 월드컵 무대에 출전시키는 것은 일종의 모험이었다”면서 “기왕 깨질 것이라면 일찍 깨지고 성숙해지자는 생각으로 길을 떠났다”고 돌아봤다.
그는 “우물 안 개구리나 마찬가지이던 선수들이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소치에서도 트랙을 달려 보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덧붙였다.
유럽 팀들이 경기를 준비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계속 지켜보면서 훈련 노하우도 습득했다.
이 감독은 “선수가 풍부한 외국팀은 한번 레이스를 치른 선수는 다음 경기에서 제외해 휴식을 주는 식으로 여유를 두더라”면서 “레이크플래시드로 넘어와 1주간 집중 훈련을 하다가 다음 1주일은 강도를 낮추면서 컨디션을 조절했다”고 설명했다.
코스의 특성과 공략법을 줄줄 외우고 있어야 하는 파일럿에게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줄여 줬다는 것이다.
유럽 전지훈련에서 한 걸음 후퇴하는 듯하던 좌절의 경험이 ‘2보 전진’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이번 금메달로 한국은 내년 월드컵에 2팀을 내보낼 수 있게 돼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가도에도 청신호를 켰다.
’소치올림픽 10위권 진입,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첫 메달’이라는 한국 봅슬레이의 청사진도 조금씩 현실이 되고 있다.
다만, 평창을 꿈꾸며 상승세를 타는 선수들에게 탄력을 붙여 줄 지원이 부족하다는 점은 아쉽다.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의 강신성 회장은 “열악한 환경에도 투지를 발휘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면서도 “여전히 상무팀이나 실업팀이 없어 훈련 수당에만 의존하다 보니 유망한 선수가 국가대표를 포기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며 지원을 호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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