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상열 KB손해보험 감독. KOVO 제공
이 감독은 경기 직후 굳은 표정으로 “오늘같이 배구를 할 거면 다 그만둬야 한다. 이렇게 처참하게 책임감 없이 경기한다면 그만두는 게 팬들을 위해서도 낫다”고 질책했다. 이어 “45년간 배구를 하면서 오늘처럼 충격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며 “모든 책임은 감독인 나한테 있지만 선수들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깔았다.

지난달 30일 OK금융그룹과의 경기에서 스파이크를 성공한 KB손해보험의 케이타가 ‘나는 왕이다’는 글이 적힌 셔츠를 들이는 세러머니를 하는 모습. KOVO 제공
케이타는 KB손보 공격의 54.3%를 차지했다. 리시브 효율이 32.06%로 리그에서 가장 낮다. 불안한 공도 케이타가 해결해주면서 상위권을 지켰다. 문제는 KB손보가 봄배구를 하기에는 상위권 순위 싸움이 치열하다는 데 있다. 2위 KB손보에서 5위 한국전력의 간격이 불과 승점 8이다. 깜빡 졸면 순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이 감독의 질책이 절실하다. 케이타가 복귀할 때까지 국내 선수들이 얼마나 버티느냐가 KB손해보험의 봄배구 관건이다.

3일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시하는 이상열 KB손해보험 감독. KOVO 제공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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