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의사록 발표 이후 美 증시 들썩
월가 “트럼프 관세 발언은 허세” 시각
“실적 개선…장기적으로는 강세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서울신문DB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선물 시장에서 하락세로 전환됐습니다. 투자자들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금리 인하 보류 기조를 다시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증시가 장기적으로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20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 등에 따르면 S&P500 선물은 0.3%, 나스닥 선물은 0.5%, 다우존스 선물은 0.2% 하락했습니다. 이는 전날 연준이 공개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의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의사록에서 연준 이사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이민자 대량 추방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금리 인하 중단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가의 주요 지수들이 19일 상승 마감했다가 이튿날인 이날 선물 시장에서 다시 약세로 돌아선 것이죠.
머피 앤 실베스트의 수석 고문이자 시장 전략가인 폴 놀테는 “의사록을 보면 앞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이사회의 논의가 있었다”며 “이는 투자자들에게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를 심어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놀테는 “연준은 관세 정책의 윤곽이 더 명확해질 때까지는 관망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AFP 연합뉴스
트럼프는 최근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분야에 ‘25%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글로벌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는 조치입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러한 트럼프의 관세 위협을 실제 정책 실행보다는 ‘협상용 카드’로 해석하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놀테는 “시장 참여자들이 트럼프의 관세 발언을 협상 전략이나 허세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며 “실제 행동보다는 위협성 발언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애널리스트들은 S&P500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15.3%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는 연초 전망치인 9.6%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입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연준의 금리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시 변동성을 높일 수 있지만,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경제 기초체력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는 강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며, 연준의 신중한 통화정책이 시장의 안정성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다만 트럼프의 관세 정책 실행 여부와 그 강도에 따라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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