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강남집값에 정부 “예의 주시”…다주택자 보유세개편 가속

치솟는 강남집값에 정부 “예의 주시”…다주택자 보유세개편 가속

김지수 기자
입력 2018-01-07 10:19
수정 2018-01-0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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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강남 타깃으로 보유세 대대적 중과해야” 지적도

공정가액비율 조정시 과세표준 5배로 뛰는 사례도

연초부터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서울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정부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정부가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보유세 개편을 위한 절차를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서는 강남을 타깃으로 보유세를 중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남쪽에서 바라 본 강남 아파트 숲. 2017.10.2  연합뉴스
서울 남쪽에서 바라 본 강남 아파트 숲. 2017.10.2
연합뉴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7일 “강남 집값이 한창 오르다가 지난해 12월 말에 주춤했었는데, 새해 들어 더 올랐다”면서 “강남 4구가 계속 강세를 보이면서 다른 지역과 확연한 양극화가 이뤄지고 있어 관계부처가 공동으로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강남 집값이 오르는 배경에 대해 “재건축 규제가 강화되면서 공급물량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니 기존 물량의 실효가치가 높아지면서 재건축하는 곳 중 강남이 많이 올랐다”면서 “자금이 많이 풀려 있어서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듯 강남은 계속 심리적으로 호재를 찾아 오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114조사에 따르면 새해 첫 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33% 올라 새해 첫주 기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서울 재건축 아파트는 이번 주 0.74% 올라 전주(0.44%)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은 강남구(0.78%), 송파구(0.71%), 양천구(0.44%) 등 재건축 이슈와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이 주도했다.

연초부터 강남 집값이 뛰면서 이에 대한 대응책의 하나로 정부의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개편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정부는 이달 안에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를 가동하고, 빠르면 상반기 내에 보유세 개편안 초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재정개혁특위는 세제·재정 전문가와 시민단체 및 경제단체 관계자, 학계 인사 등을 포함해 30명가량의 민간위원으로 구성되며 위원장 역시 민간 인사 중에서 임명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재정 세제 전문가들로 인선이 거의 마무리 돼 간다”면서 “참여하고 싶다는 자원자도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개편 시나리오로는 종합부동산세를 개편해 현행 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거나 3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기준을 새로 만드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2017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종합부동산세 대상자는 33만5천591명으로, 결정세액은 1조5천297억9천만원이다. 이중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대상자는 27만3천555명으로 모두 결정세액은 3천208억3천500만원이다.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중 서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과세대상자 중 56%, 결정세액의 62%다. 3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과세대상의 40.1%, 결정세액의 64.8%를 차지한다.

주택에 대한 종부세는 현재 1가구 1주택은 공시가격 9억 원 이상이, 2주택 이상은 합산 공시가격 6억 원 이상이 과세대상이다.

주택에 대한 종부세는 과세표준에 세율(0.5∼2%)을 곱해 구한다.

과세표준은 납세자별 주택의 공시가격을 합산한 금액에서 6억 원(1가구 1주택은 9억 원)을 공제한 금액에 공정시장가액비율 80%를 곱한 금액이 된다.

이에 따라 종부세의 ▲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 세율 조정 ▲ 공시지가 조정 등이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은 부동산시장의 동향과 재정여건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인 시행령으로 60∼100%의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어서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00%로 올리면 시가가 10억원인데 공시지가가 8억원인 주택의 경우 과세표준이 4천만원에서 2억원으로 5배가 돼 종부세가 많이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서는 강남을 타깃으로 보유세를 대대적으로 중과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강남 집값은 내부적으로 담합이 이뤄지는 데다 강남 밖에 있는 사람들의 매수세가 엄청나서 정부가 어떤 대책을 세운다고 해도 잡기가 쉽지 않다”며 “강남만 타깃으로 부동산 보유세를 대거 강화한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차별하는 과세를 하기는 어렵고, 보유세를 개편할 때 누가 어떤 지역이 영향을 받을지 실제 숫자를 갖고 분석한 뒤 합의를 통해 결정할 문제”라며 “부산 해운대나 대구 달성군 등도 고가주택이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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