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물려주는 만큼 아닌 물려받는 만큼 내도록 바뀐다

상속세, 물려주는 만큼 아닌 물려받는 만큼 내도록 바뀐다

이영준 기자
이영준 기자
입력 2022-09-01 17:45
수정 2022-09-01 17:4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정부, 상속세 유산취득 과세체계 도입 연구
현행 상속세, 유산취득세로 전환 방안 추진
‘주는 돈’ 과세에서 ‘받는 돈’ 과세로 전환

정부가 상속인(물려받는 사람)이 물려받는 재산만큼만 세금을 내는 ‘유산취득세’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피상속인(물려주는 사람)이 물려주는 돈에 과세하는 현행 상속세(세율 10~50%)를 개선해 조세 제도를 합리화하고 국민 세금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한 차원이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상속세 유산취득 과세체계 도입을 위한 법제화 방안 연구’ 용역에 관한 입찰 공고를 낸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앞서 정부는 지난 7월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현행 상속세 과세 체계를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유산취득세는 피상속인이 물려주는 재산에 과세하는 현행 상속세와 달리 상속인이 물려받는 재산액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세금이다. 쉽게 말해 현행 상속세는 ‘주는 돈’에, 유산취득세는 ‘받는 돈’에 물린다. 형제·자매가 많을수록 세금을 덜 내게 된다.

정부는 이번 연구 용역을 통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의 유산취득세 과세체계를 연구하고 유산취득세 전환에 따른 세수 효과 등을 분석해 현행 상속세와 증여세법의 제·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상속세 과세액 산출 방식, 공제 제도, 세율, 납세의무자 등 유산취득세 전환에 따른 쟁점 사항과 대안을 집중 연구한다.

피상속인 재산 총액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현행 상속세에는 누진세율 10~50%가 적용된다. 누진과세 구조다 보니 상속인은 실제 물려받는 재산액과 비교해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고 있다. 또 증여세와의 과세체계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상속세와 증여세 모두 ‘무상 이전’에 대한 세금인데도 증여세만 취득액에 대한 과세 방식을 취하고 있다.

세계 대다수 주요국이 유산취득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도 개편을 추진하는 이유 중 하나다. 현재 상속세를 걷는 OECD 23개 회원국 가운데 유산세 방식을 도입한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덴마크 등 4개국에 불과하다. 일본, 독일, 프랑스 등 나머지 19개국은 유산취득세 방식을 채택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내년에 상속세를 유산세에서 유산취득세로 개편하려고 한다”면서 “개편 작업은 올해 하반기에 시작해 적정한 상속세 부담 체계를 전면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AI의 생성이미지는 창작인가 모방인가
오픈AI가 최근 출시한 ‘챗GPT-4o 이미지 제네레이션’ 모델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인공지능(AI)이 생성한 이미지의 저작권 침해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해당 모델은 특정 애니메이션 ‘화풍’을 자유롭게 적용한 결과물을 도출해내는 것이 큰 특징으로, 콘텐츠 원작자의 저작권을 어느 범위까지 보호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1. AI가 학습을 통해 생성한 창작물이다
2. 저작권 침해 소지가 다분한 모방물이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