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통제불능’ 우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통제불능’ 우려

입력 2013-09-10 00:00
수정 2013-09-1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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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수 오염’ 가능성…오염물질 바다로 스며들 듯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의 오염수 유출 사태가 통제 불능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업체인 도쿄전력이 최근 원전 내 관측용 우물에서 채취한 지하수를 측정한 결과 고농도의 방사성 물질이 잇달아 검출됐다.

근처를 흐르는 지하수가 오염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며 이 경우 오염 물질이 빠르게 바다로 흘러들 소지를 배제할 수 없다.

도쿄전력은 일단 지하수 오염을 단정할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덴다 야스타카(傳田康貴) 도쿄전력 소셜 커뮤니케이션실 과장은 10일 “우물이 비교적 (탱크에서) 가까운 지점”이라며 지하수 전반이 오염됐을 가능성이 적다고 시사했다.

또 “현재는 오염수 누수 때문에 지하수에서 고농도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고 결론을 낼 정도의 자료는 없다”고 말했다.

도쿄전력은 오염물질의 이동 통로가 될 수 있는 지하수의 흐름이나 이동량을 파악하고 있느냐는 물음에 “근처를 조사하고 해석하고 있지만 1㏄까지 완전히 알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지하수나 오염물질의 이동을 명확히 파악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판단을 미루면 최악의 사태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지 우려를 낳는 대목이다.

도쿄전력은 사고 원전 근처 땅속에서 하루에 1천t의 지하수가 흘러가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400t이 원자로 건물에 유입돼 오염된다.

도쿄전력은 원자로 냉각을 위해 따로 주입하는 물 400t과 오염된 지하수 400t 등 모두 800t의 물에서 세슘을 제거한 뒤 절반은 원자로 냉각을 위해 재활용하고 나머지는 지상 탱크에 저장한다.

오염수 누수 원인도 못 밝힌 상태에서 저장탱크를 계속 늘려가야만 하는 상황이다.

8월 말 기준으로 탱크에 보관된 오염수는 34만t에 달하며, 원전 건물에 쌓인 오염수 9만여t을 합치면 누적량이 43만t을 넘어섰다.

원자로 건물에 유입되는 400t을 뺀 나머지 지하수 600t은 바다로 흘러간다. 이 지하수가 원자로 건물에 직접 유입되지는 않지만 오염수에서 흘러나온 방사성 물질, 빗물을 타고 땅속에 흡수된 방사성 물질을 바다로 씻어낼 우려가 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마련한 대책은 오염물질의 이동을 줄이는 시도일 뿐 완벽한 차단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동토차수벽’은 땅을 얼려 지하수가 원자로 건물에 유입되는 것을 막는 조치로, 오염물질이 땅속으로 수직 이동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후쿠시마 원전 앞바다에 약 0.3㎢의 항만을 조성해 바닷물의 이동을 제지하고 있지만, 이 역시 물의 움직임을 둔화하는 역할에 그친다.

항만과 외부바다 사이에는 ‘수중 펜스’가 설치돼 있는데, 이는 물의 흐름을 차단하지 못함은 물론 삼중수소 등 방사성 물질이 그대로 통과하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가 안전을 장담하며 언급한 시설은 방사성 물질의 빠른 확산을 제어할 뿐이다.

도쿄전력은 이날 설명회에서 62가지 방사성 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최대한 빨리 가동해 오염수 농도를 낮추겠다고 밝혔다.

설비 3기 가운데 1기는 이달 중 시험 운전하겠다고 했지만, 나머지는 연내 가동이 목표라서 당분간 오염수 문제에 대응할 수단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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