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젤렌스키, 교황 장례식 계기 회동
백악관 충돌 두달만…美 “생산적 논의”
젤렌스키 “공통된 성과 거두길 기대”
‘우크라 우군’ 영·프 정상도 지원사격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고 있다. 2025.4.26 바티칸 AFP 연합뉴스(우크라 외무부 제공)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고 있다. 2025.4.26 바티칸 EPA 연합뉴스(우크라 대통령실 제공)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 계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회동했다. 2월말 양 정상의 ‘백악관 충돌’ 이후 이뤄진 첫 대면 회동이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이날 양 정상이 장례식 시작에 앞서 15분가량 짤막한 회동을 했다고 밝혔다. 또 당일 양 정상이 다시 대화를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좋은 만남이었다. 논의된 모든 것에 대한 결과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국민들의 생명을 지키고, 완전하고 무조건적인 휴전, 또다른 전쟁 발발을 막을 신뢰 가능하며 항구적인 평화(를 요구했다)”며 “만약 공통된 성과를 거둔다면 역사적인 만남이 될 가능성이 있는 상징적 회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감사 인사도 전했다.
백악관 당국자도 회동 사실을 확인하면서 “매우 생산적인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장례미사가 열린 성베드로 대성당 내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마주 앉아 독대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대통령실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 대화를 하는 사진도 공개했다.
프랑스 대통령실 역시 이날 회동이 매우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우크라이나의 전후 안전보장을 위한 비공식 협의체인 ‘의지의 연합’을 주도하고 있다.
트럼프 “푸틴, 종전 원치않는듯…금융제재할수도”
젤렌스키 만난뒤 푸틴 비판…2차 제재 가능성 경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 계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고 있다. 2025.4.26 바티칸 EPA 연합뉴스(우크라 대통령실 제공)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동 후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하며 2차 제재 가능성을 경고했다.
회동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SNS 트루스소셜에 “푸틴은 지난 며칠간 (우크라이나의) 민간 지역과 도시, 마을에 미사일을 쏠 이유가 없었다”며 “아마도 그는 전쟁을 중단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적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은행’(은행 관련 제재) 또는 ‘2차제재?’를 통해(푸틴 대통령이 이제까지와는) 다른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며 “너무나 많은 사람이 죽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2차제재(Secondary Sanction)는 러시아와 거래하는 제3자에 대해 미국과의 교역과 금융거래 등을 할 수 없도록 만드는 제재를 의미한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마주앉은 사진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로마 도착 직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거명하며 “그들은 합의에 매우 근접해 있다. 이제 양측은 최고위 수준에서 만나 (협상을) 끝내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날 모스크바에서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와 만난 푸틴 대통령도 우크라이나와 전제조건 없이 평화 회담에 나설 준비가 됐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 외교가 친러시아 쪽으로 경도됐다는 지적이 미국 내부에서도 제기되고, 평화를 원한다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공세는 강화하자 트럼프 대통령도 2차제재를 거론하며 나름대로 균형을 맞추려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대적으로 가한 공습에 대해 “매우 나쁜 타이밍”에 이뤄졌다고 지적하면서 “블라디미르, 멈춰라!(Vladimir, STOP!)”라며 푸틴 대통령에게 공격 자제를 촉구하기도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고 있다. 2025.4.26 바티칸 AFP 연합뉴스(우크라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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