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얼굴을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가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밀고 있는 모습(왼쪽)과 28일 마크롱 대통령과 브리지트 여사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순방 중에 보인 다정한 모습. 로이터·AFP 연합뉴스
동남아시아 순방에 나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48)은 27일 두 번째 순방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배우자인 브리지트 여사(72)와의 ‘달달한 분위기’를 연신 자아내 눈길을 끌었다.
이틀 전 베트남에서 브리지트 여사에게 얼굴을 맞는 장면이 포착돼 ‘부부 싸움’ 등 갖가지 추측이 이어지자 이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 부부는 이날 늦은 오후 전용기를 타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도착했다.

27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배우자 브리지트 여사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공항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AFP 연합뉴스

27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배우자 브리지트 여사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공항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AP 뉴시스
프랑스 BFM TV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전용기 문이 열리자 홀로 통로에 있던 마크롱 대통령은 내부를 향해 몸을 돌리더니 오른팔을 내밀었다. 곧이어 브리지트 여사가 환하게 웃으며 마크롱 대통령의 팔짱을 끼고 나타났다.
브리지트 여사와 찰싹 붙은 마크롱 대통령은 전용기 입구를 빠져나오며 자신을 촬영하는 취재진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들은 비행기에서 내려올 때도 쭉 팔짱을 낀 채 함께했다.
지난 25일 베트남에 도착한 직후 언론에 포착된 모습과 구도는 같지만 분위기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 25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전용기 편으로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했을 때 누군가에게 얼굴 쪽을 맞는 장면이 포착됐다. 마크롱 대통령을 밀친 사람은 그의 배우자인 브리지트 여사였다. AP 연합뉴스
이틀 전 마크롱 대통령 부부가 첫 방문 국가인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했을 때 전용기 문이 열리자 그 안에 서 있던 누군가가 마크롱 대통령의 코와 입 언저리를 세게 밀쳐냈다. 마크롱 대통령이 뒤로 밀려날 정도로 강도가 셌다.
그를 밀친 빨간 소맷자락 팔의 주인은 브리지트 여사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당황한 듯 보였지만 자신을 촬영하는 취재진에게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고, 이후 브리지트 여사도 그의 뒤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다만 브리지트 여사는 마크롱 대통령이 내민 손을 무시하고 계단 난간만 붙잡은 채 비행기에서 내려왔다.

25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얼굴을 브리지트 여사가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 같은 장면이 담긴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서 빠르게 확산하면서 여러 추측을 낳았다. 이들이 전용기에서 부부 싸움을 했다거나, 불화가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브리지트 여사가 고교 시절 마크롱 대통령의 교사였다는 사실을 들어 “프랑스 대통령도 연상의 배우자 앞에서는 어린 학생에 지나지 않는다”는 조롱도 쏟아졌다.
이에 대해 프랑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 부부가 순방 시작 전 마지막으로 긴장을 풀고 장난치며 시간을 보낸 것”이라며 “친밀한 순간이었다”고 해명했다.
측근들은 “루머가 러시아에서 시작됐다”며 마크롱 대통령의 이미지를 훼손하기 위한 고의적인 온라인 공작이라고 비판했다.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도 “두 사람의 친밀감이 묻어나는 장면이었지만 음모론자들에게는 충분한 소재가 됐다”고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단순한 장난이었을 뿐이었다고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26일 하노이에서 기자들에게 “영상 하나로 온갖 터무니없는 말들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아내와 장난을 쳤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26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브리지트 여사와 베트남 하노이의 한 거리를 걷고 있다. AFP 연합뉴스

27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브리지트 여사와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과학기술대학교를 방문했다. AFP 연합뉴스

28일 마크롱 대통령과 브리지트 여사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순방 중에 보인 다정한 모습. AFP 연합뉴스
이런 소문을 불식하려는 듯 마크롱 대통령 부부는 베트남 순방 중 수시로 다정한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인도네시아에 도착한 직후 전용기에서 보인 모습도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계산된 행동으로 보인다.
2017년 역대 최연소(만 39세)로 프랑스 대통령직에 오른 마크롱 대통령은 아미앵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당시 40세였던 문학·연극 교사 브리지트 여사를 처음 만났다.
두 사람은 나이, 관습 등 각종 제약을 뛰어넘어 사랑에 빠졌다. 브리지트 여사는 첫 남편과 이혼한 후 1년 만인 2007년 마크롱 대통령과 재혼했다. 두 사람 사이에 자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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