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 얹어주는 ‘설사약 밀크티’ 中서 인기…“위장염 걸렸다” 아우성

휴지 얹어주는 ‘설사약 밀크티’ 中서 인기…“위장염 걸렸다” 아우성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25-09-24 00:46
수정 2025-09-24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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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음료업계 ‘쾌변 음료’ 마케팅 화제
고농도 프로바이오틱스 함유…“마시면 설사”
의료계 “장내 세균 불균형 초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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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프랜차이즈 음료 업계가 음료에 고농도 프로바이오틱스나 푸룬(말린 자두) 등을 넣은 음료를 ‘변비 해소’ 효과가 있다며 휴지를 한 뭉치 얹어 판매하는 마케팅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자료 : 중국 펑파이신문
중국의 프랜차이즈 음료 업계가 음료에 고농도 프로바이오틱스나 푸룬(말린 자두) 등을 넣은 음료를 ‘변비 해소’ 효과가 있다며 휴지를 한 뭉치 얹어 판매하는 마케팅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자료 : 중국 펑파이신문


과열 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중국의 프랜차이즈 음료 업계가 최근에는 ‘변비 치료’ 효과가 있다는 음료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화장실에서 사용하라며 휴지를 한 뭉치 얹어주는 마케팅으로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몰이를 하는 데 성공했지만, 의료계에서는 이같은 음료가 장 건강에 끼칠 부작용을 경고하고 나섰다.

23일 중국 홍성신문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 프랜차이즈 음료 업계는 쾌변 및 체중 감량 효과가 있다는 음료를 내세우고 휴지 한 뭉치를 얹어주는 식의 마케팅이 성행하고 있다.

밀크티나 요거트, 과일주스 등에 고농도의 프로바이오틱스나 푸룬(말린 자두), 용과 등 변비 해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과일 등을 첨가한 것이다.

의약품이 아닌 일반 식품에 의료적 효과가 있다는 광고를 금지하는 규정 탓에 업계는 “장 운동”, “디톡스”, “저칼로리” 등 모호한 표현으로 에둘러 광고하고 있다. 또 “장이 약한 사람은 섭취에 주의하라”는 문구를 곁들여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또 눈에 띄는 건 매장 직원이 손님에게 음료를 건넬 때 음료 위에 휴지 한 뭉치를 얹어주는 마케팅이다. 인플루언서들이 음료를 마신 뒤 이 휴지를 들고 화장실로 향하는 영상을 SNS에 올려 즉각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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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프랜차이즈 음료 업계가 음료에 고농도 프로바이오틱스나 푸룬(말린 자두) 등을 넣은 음료를 ‘변비 해소’ 효과가 있다며 휴지를 한 뭉치 얹어 판매하는 마케팅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자료 : 중국 펑파이신문
중국의 프랜차이즈 음료 업계가 음료에 고농도 프로바이오틱스나 푸룬(말린 자두) 등을 넣은 음료를 ‘변비 해소’ 효과가 있다며 휴지를 한 뭉치 얹어 판매하는 마케팅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자료 : 중국 펑파이신문


“화장실에서 쓰라” 휴지 얹어주는 마케팅그러나 일부 소비자들은 부작용을 호소하기도 한다. 한 네티즌은 자신의 SNS를 통해 “한 프랜차이즈 음료 전문점에서 요구르트 음료를 마신 뒤 구역질과 현기증,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났고 병원에서 급성 위장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며 자신이 마신 음료와 병원 진단서를 공개했다.

음료를 마치 ‘설사약’처럼 만들어 홍보하는 업계의 이같은 마케팅에 대해 의료계에서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난징의 한 항문외과 전문의는 “이들 음료의 프로바이오틱스 함량이 1일 권장량의 5~10배에 달한다”면서 “이는 장내 세균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복통과 복부 팽만감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설사를 하는 게 해독이 아니다”라면서 “설사를 자주 하면 장 점막의 융모가 손상되거나 염증이 생겨 영양분 흡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호식품인 음료를 마치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인 것처럼 교묘하게 포장하는 마케팅이 위험 수위에 달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변비’, ‘설사’ 등 민감한 질환을 희화화하며 식품 안전을 가볍게 여긴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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