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함부르크, 쾰른 등 주요 도시에 ‘마지막 기회 작전’(Operation Last Chance)이라는 글귀가 적힌 포스터 2000장이 곳곳에 붙었다. 법의 심판을 받지 않은 최후의 나치 전범들을 추적하는 이 캠페인은 ‘나치 사냥꾼’이라고 불리는 국제 유대인 인권단체인 ‘시몬 비젠탈 센터’가 주도하고 있다. 포스터에는 “늦었지만 너무 늦지는 않았다”면서 시민들에게 과거사 청산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자는 글들이 적혀 있다.
독일 베를린, 함부르크, 쾰른 등 주요 도시에 붙은 이포스터에는 “늦었지만 너무 늦지는 않았다”면서 시민들에게 과거사 청산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자는 글들이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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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 함부르크, 쾰른 등 주요 도시에 붙은 이포스터에는 “늦었지만 너무 늦지는 않았다”면서 시민들에게 과거사 청산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자는 글들이 적혀 있다.
문득 이 포스터를 보면서 지난해 가수 김장훈과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도쿄, 뉴욕, 상하이, 시드니 등 전 세계 18개국의 주요 도시 번화가에 붙인 위안부 광고 포스터가 떠올랐다. 이 포스터는 ‘기억하시나요?’라는 문구와 함께 빌리 브란트 전 독일 총리가 1970년 폴란드 바르샤바 전쟁에서 희생된 유대인을 기리는 위령탑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처럼 독일 정부의 진정성 있는 과거사 청산 노력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역시 지난 1월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기념일(27일)을 앞두고 “홀로코스트에 대해 영원한 책임이 있다”며 진실된 반성의 자세를 보여줬다. 이탈리아, 미국 등 세계 곳곳에서도 해당 국가에 은신하고 있는 나치 전범들에게 범죄행위를 인정하고 사죄할 것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반면 그간 침략전쟁과 위안부의 존재를 부인해 온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어떤가. 그는 사죄는커녕 “침략의 정의는 관점에 따라 다르다” “이토 히로부미는 위대한 인물”이라는 등의 망언을 쏟아내며 ‘눈뜬 장님’이기를 자처했다. 지난 21일에 치러진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압승하면서 우경화 정책이 더욱 노골화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설 뿐이다.
아베 총리가 허리를 숙이며 “물론 기억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역사적 과오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무한한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합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포스터가 세계 도시 곳곳에 붙기를 바라는 것은 나만의 허무맹랑한 기대일까.
hsncho@seoul.co.kr
2013-07-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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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