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건 양국 관계 개선에 日 혐한 마케팅 한풀 꺾이다

시동 건 양국 관계 개선에 日 혐한 마케팅 한풀 꺾이다

이석우 기자
입력 2016-08-17 22:54
수정 2016-08-17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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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중심부 지요다구 야스쿠니신사 일대는 해마다 일본 패전일인 8월 15일을 전후해 혐한 및 반한 시위의 메카로 변한다. 도쿄 지하철 구단시타역에서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로 가는 길과 그 주변은 각종 현수막과 포스터, 선전 설치물들로 즐비했다.

패전일 총리 등의 참배 여부가 동북아 역사갈등의 불씨가 되는 야스쿠니신사와 그 일대는 혐한·반한론자들의 ‘한국 두들겨 패기’의 전시장과 같은 곳이 된다. 올해도 반한과 혐한을 선동하는 일부 극우·국수 세력들은 ‘장날’을 맞아 열띤 마케팅을 벌였다. 한국 대통령과 강제 연행된 일본군 위안부를 상징하는 소녀상, 그 소녀상이 돈을 문 모습으로 비하한 그림도 눈에 띈다. 위안부 강제 연행을 인정한 고노 담화 철폐를 주장하는 포스터들, 한·일 통화 스와프를 절대로 하면 안 된다며 한국을 비하한 주장들….

그러나 올해는 지난 몇 년과는 달리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고, 시민 대부분은 이를 차갑게 외면했다. 야스쿠니신사에 뒤늦게 참배 왔다는 히로시 하라다는 17일 “이제 관심 없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한·혐한 마케팅의 퇴조는 출판계에서 두드러진다. 2013~14년 절정에 올랐던 한국 지도자와 한국인, 한국을 비하하고 폄하하는 서적들은 이제 서점에서 한쪽 구석으로 밀려나 있다. 새로운 혐한 서책 출간도 뜸하다. 시부야 기노쿠니아 서점의 한 관계자는 “이제 한물간 주제”라고 말했다.

주일한국대사관, 오사카총영사관 등 주일 한국공관 주변에는 반한 시위가 여전히 있긴 하다. 시위자를 확인해 보니 극우단체에 고용된 알바생들이 적지 않았다. 한·일 관계 개선 속에서 보통의 일본 사람들에게 관심 있는 한국 관련 주제는 공중파 TV에서 재개되기 시작한 한국 드라마들과 맛있는 한국 음식점 정보다.

재일 한국·조선인을 겨냥한 혐한 시위 억제 조례가 지난달 오사카시에서 시행됐고, 일본 법무성은 잇따라 혐한 시위 주도자들에게 헤이트 스피치(특정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를 하지 말라고 잇단 권고를 내놓고 있다. 양국 이해를 높이기 위한 실제적 교류의 폭을 높일 때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2016-08-1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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