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전격 방중]후진타오 해법은 6者재개로 천안함사건 물타기?

[김정일 전격 방중]후진타오 해법은 6者재개로 천안함사건 물타기?

입력 2010-05-04 00:00
수정 2010-05-04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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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중재카드는

│베이징 박홍환특파원│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천안함 문제가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포토] 김정일 위원장 중국 다롄 도착

●韓 협조요청 이어 北 SOS

후 주석은 지난달 30일 상하이(上海)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천안함 사건 희생자에 대한 위로의 뜻을 전하면서 “한국 정부가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조사를 하는 데 대해 평가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당시 후 주석에게 천안함 자체의 내부폭발이 아닌 비접촉 외부폭발로 추정된다는 내용의 1차 조사결과를 설명한 뒤 “최종 조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중국 측에 사전에 알리겠다.”며 협력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이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북한이 유력하게 ‘용의선상’에 올라있다는 점을 후 주석도 잘 알고 있다. 그날 후 주석은 북한의 2인자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만났지만 천안함 문제는 거론하지 않고, 북·중 우호관계만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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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고민은 바로 여기에 있다. 북한과는 피로 맺어진 혈맹관계이고, 한국과는 경제적으로 밀접한 동반자관계라는 점에서 이번 천안함 사건이 후 주석에게 ‘솔로몬의 지혜’를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중국의 대(對)한반도 외교전략은 기본적으로 ‘현상유지’에 방점을 두고 있다.

김 위원장도 이런 중국의 고민을 알고 있기에 방중을 서둘렀던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김 위원장의 방중을 천안함 조사결과가 나오기 이전에 경제원조 등 실리를 챙기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천안함 사건 거론 방식은 김 위원장의 해명과 후 주석의 답변 형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장롄구이 중앙당교 교수는 “중국의 외교관행상 북한의 소행이라는 최종 조사결과나 증거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먼저 이 문제를 꺼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국제사회의 여론이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어떤 식으로든 중국측에 이 문제를 해명하고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협조를 구하려 할 것이라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분석이다.

●6자재개 논의 속도낼 듯

이 문제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중국측은 최대한 현상유지에 가까운 쪽의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6자회담 등 다자회담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폭발력을 약화시키는 노력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장위(姜瑜) 외교부 대변인이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북한의 소행이 확실한 물증이 드러나기 전까지는 중국측은 6자회담 지렛대를 이용해 ‘물타기’를 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때문에 김 위원장과 후 주석간 회담에서 오히려 6자회담 재개 문제가 심도있게 논의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stinger@seoul.co.kr
2010-05-0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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