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인터뷰서 밝혀
북한에 2년여를 억류됐다가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48)는 2일(현지시간) 북한에서 중노동과 언어폭력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그는 2012년 11월 북한에 들어갔다가 억류된 뒤 2013년 4월 ‘반공화국 적대범죄행위’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고, 북미 협상을 통해 2014년 11월 또 다른 미국인 억류자인 매튜 토드 밀러와 함께 석방돼 미국으로 귀환했다.배씨는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아침 8시부터 밤 6시까지 돌을 나르고 석탄을 캐는 중노동을 했다”면서 “육체적 고통에 더해 북한 관리들로부터 (정신적 고통을 주는) 온갖 언어폭력도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북한의 한 검사는 끊임없이 내게 ‘누구도 당신을 기억하지 못한다. 당신은 사람들로부터, 또 정부로부터 잊힌 사람이다. 당신은 금방 돌아갈 수 없다. 여기에서 15년은 있어야 한다. 60세가 돼서나 집에 돌아갈 수 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사실 여기 (CNN) 스튜디오에 나와 당신과 얘기하는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735일간의 북한 억류기간은 매우 길었지만, 아무튼 돌아와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씨는 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한 전직 미프로농구(NBA) 선수 데니스 로드먼이 2014년 1월 CNN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칭찬하면서 자신이 ‘뭔가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에 북한에 억류돼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데 대해 “그가 내 석방의 촉매제 역할을 해 준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만 언급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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