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원양어선 침몰사고 인명피해 왜 컸나

남극 원양어선 침몰사고 인명피해 왜 컸나

입력 2010-12-13 00:00
수정 2010-12-1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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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해역 수온 0~1도···생존가능시간 불과 45분

 남극 해역에서 발생한 한국 원양어선 침몰사고 인명피해가 컸던 것은 사고해역의 수온이 낮아 승조원의 생존가능 시간이 짧았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13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부산선적 원양어선 제1인성호(614t급)는 이날 오전 4시30분께 뉴질랜드에서 남쪽으로 1천400마일(2천593km) 떨어진 남극 해역에서 조업 구역으로 이동하다 침몰했다.

 이 사고로 최의종(33)씨 등 한국인 2명을 포함한 5명이 숨지고 17명이 실종됐다.인근에 있던 국내외 어선 5척이 구조 작업에 나서 승조원 20명은 구조됐다.

 해경 관계자는 사고해역 수온이 낮은 점이 인명피해를 키운 주요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해경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장소는 0~1도의 수온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 수색구조매뉴얼에 따르면 특별한 보호복을 착용하지 않은 사람이 2도 이하 수온에서 생존 가능한 시간이 45분에 불과하다.2~4도의 수온에서도 1시간30분 이상 살아있기 힘들다.

 체온이 35도 이하로 떨어지는 저체온증에 걸리기 때문이다.우리 몸의 체온이 35도 이하가 되면 심장,뇌,폐 등 주요 장기의 기능이 저하되기 시작한다.

 27도 이하로 내려가면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이뤄지는 부정맥을 유발하고 25도 이하가 되면 심장이 멈춰 겉으로는 숨진 것처럼 보인다.

 해경은 전체 승조원 42명 가운데 구조 또는 숨진 것으로 확인된 25명이 사고 직후 배 밖으로 탈출해 찬물 속에서 구조를 기다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근 조업 선박이 구조에 참여해 비교적 신속한 구조 작업이 이뤄진 점을 감안하더라도 수온이 워낙 낮아 선원 대부분이 저체온증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사망자 5명 가운데 1명인 한국인 최씨는 구조 후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사고해역 수온이 높았다면 당연히 살아 남았겠지만 저체온증 때문에 산 채로 구조된 직후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때문에 사고 발생 11시간째를 맞아 나머지 실종자 17명의 생존 가능성 또한 높지 않은 것으로 해경은 보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선원 구조 작업이 지금보다 지연됐더라도 바닷물 온도만 높으면 배 밖으로 탈출한 사람들은 더 오래 살아있을 수 있다”라며 “남극 해역 특성상 인명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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