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여 전 숨진 4살배기 딸을 암매장한 30대 아버지가 경찰에 불잡혔다. 아이의 엄마는 딸이 학교에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한 경찰조사가 시작되자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이미지 확대
19일 오후 충북 진천군의 한 야산에서 경찰이 4년 전 숨진 4살배기 딸을 암매장한 30대 아버지와 함께 시신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닫기이미지 확대 보기
19일 오후 충북 진천군의 한 야산에서 경찰이 4년 전 숨진 4살배기 딸을 암매장한 30대 아버지와 함께 시신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주 청원경찰서는 19일 A(38)씨를 사체유기혐의로 긴급체포했다. A씨는 2011년 12월쯤 당시 4살 난 자신의 딸이 숨지자 아내 B(36)씨와 함께 딸의 시신을 진천의 한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하루 전인 18일 오전 딸의 초등학교 입학 여부와 소재에 대한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오후 9시 50분쯤 청주시 청원구 율봉로 자신의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B씨는 번개탄을 피워놓고 숨졌으며, 방안에서 ‘아이가 잘못된 것은 모두 내 책임이다. 남편은 아무 잘못이 없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딸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B씨가 죄책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B씨의 유서 내용을 토대로 A씨를 집중 추궁해 “4년 전 사망한 아이의 시신을 진천의 한 야산에 묻었다”는 자백을 받았다. 또한 A씨로부터 “아이가 대소변을 가리지 못해 때린 적이 있다. 딸이 바지에 소변을 봐 물을 받은 욕조에 넣어 두고 다시 가 보니 숨져 있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경찰은 A씨를 동행, 시신이 유기된 것으로 추정되는 진천 야산을 수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체를 찾는 등 추가조사를 벌여야 정확한 사망원인을 알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의 범행은 최근 미취학 아동 전수 조사에 나선 동주민센터 직원이 이들 부부의 행동을 수상히 여기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아내 B씨는 주민센터 직원이 딸이 어디있냐고 묻자 “외가에 있다”고 답한 뒤 거짓말이 들통이 나자 “고아원에 데려다줬다”고 하는 등 진술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