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의 문화 암흑기… MB·朴 블랙리스트 9273명

8년의 문화 암흑기… MB·朴 블랙리스트 9273명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입력 2018-05-08 22:50
수정 2018-05-08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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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조사위 최종 결과 발표

민간 사찰 등 통해 지원 배제
재발 막을 국가예술위 등 권고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과 단체를 검열하고 지원에서 배제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피해자가 문화예술인 8931명, 단체 342개로 조사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민관합동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는 8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최종 종합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이는 2008년 사찰·검열을 위해 청와대에서 작성한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부터 2015년 시국선언명단, 2016년 청와대 정무리스트까지 이명박·박근혜 정부 8년여 동안 작성된 9종의 블랙리스트 문건을 조사한 결과다.

진상조사위가 조사 과정에서 파악한 블랙리스트 관리 명단 규모는 총 2만 1362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중복을 제외한 사찰·검열, 지원배제가 이뤄진 문화예술계 피해자·단체만 9273명이다.

장르별로는 영화가 2468명으로 가장 많았고 문학 1707명, 공연 1593명, 시각예술 824명, 전통예술 762명, 음악 574명, 방송 313명 순이다.

진상조사위는 이명박 정부 때는 국가정보원의 성향 검증에 기초해 예술단체나 대중과의 접촉면이 큰 유명 문화예술인을 사찰·검열하고 지원에서 배제하는 방식으로, 박근혜 정부 때는 청와대가 국정원과 문체부와 협조 체계를 구축해 공모사업의 심사제도나 심사위원 선정 방식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블랙리스트 실행을 더욱 체계화했다고 설명했다.

진상조사위는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으로 문체부의 장르별 예술 지원 부서 및 간행물윤리위원회 폐지와 예술 정책을 전담할 ‘국가예술위원회’(가칭) 설립 등을 권고했다. 아울러 표현의 자유 보장과 예술가 권리 보호를 위한 상시적 협치 기구로 ‘문화예술인 표현의 자유 및 권리 보장 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할 것도 제안했다.

지난해 7월 31일 출범한 진상조사위는 총 144건(신청조사 112건·직권조사 32건)을 조사했고 오는 7월까지 블랙리스트 관련 백서도 발간할 계획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8-05-0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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