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지는 폭염, 건설 노동자 절반은 쉬는 시간 없이 일한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 건설 노동자 절반은 쉬는 시간 없이 일한다

홍인기 기자
홍인기 기자
입력 2018-07-24 11:27
수정 2018-07-2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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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조, 현장 노동자 230명 설문조사 결과 46.2%는 휴식없이 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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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인사이트] 어느새...’39도’
[포토인사이트] 어느새...’39도’ 폭염의 날씨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22일 서울 성동구의 한 공원에 설치된 온도계에 39도의 온도가 표시되고 있다. 2018. 7. 22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사상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고 있지만 건설 노동현장에서는 폭염과 관련된 정부 대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부는 지난해 폭염특보가 발령된 날 야외 노동자에게 반드시 휴식시간을 주도록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을 개정했다. 사용자는 노동자들이 쉴 수 있는 그늘진 장소를 마련하고 물과 소금 등을 비치해야 하고, 이를 어기면 5년 이하 징역형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아울러 고용노동부의 옥외작업자 건강보호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폭염특보 발령 시 1시간 일하면 10∼15분의 휴식시간을 줘야 한다. 폭염경보가 발령되면 오후 2∼5시 작업은 가급적 중단하고 시원한 물 등을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건설 노동자들은 폭염 속에서도 충분히 휴식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가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시간 일하면 10~15분씩 휴식 시간이 주어진다’고 응답한 노동자는 전체의 8.5%(18명)에 그쳤다. ‘재량껏 쉬고있다’는 응답이 45.3%(96명)인 반면 ‘별도로 쉬는 시간 없이 일한다’는 응답은 46.2%(98명)이었다. 설문조사는 건설 현장 노동자 230명을 대상으로 지난 20~22일 온라인으로 통해 진행됐다.
폭염 속 철근사이서 쉬는 건설노동자
폭염 속 철근사이서 쉬는 건설노동자 건설 노동자들이 별도의 휴식공간이 없어 그늘이 진 건설현장의 한 구석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 산업안전보건 규칙에 따르면 사용자는 노동자들이 휴식시간에 이용할 수 있도록 그늘진 장소를 제공해야 한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제공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3.7%(157명)는 햇볕이 차단된 휴식 공간이 아닌 ‘아무데서나 쉰다’고 답했으며, 그늘지거나 햇볕이 완전 차단된 곳에서 쉰다는 응답은 26.3%(56명)에 그쳤다. 시원한 물조차 주지 않는 경우도 29.6%(64명)로 나타났고, 폭염경보 발령으로 오후 2~5시 작업이 중단된 경우는 14.5%(31명)에 그쳤다. 휴식시간 보장, 식수 제공, 휴식 장소 제공 등 법으로 정해진 쉴 권리를 건설 현장에서 전달받은 노동자는 24.1%(52명)에 그쳤으며, 폭염 관련 안전보건 교육을 받은 경우도 25.6%(55명)에 불과했다.

고용부의 온열질환 산업재해 발생현황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폭염으로 인한 산업재해자는 35명이고 이 가운데 4명이 사망했다. 재해비율은 건설업이 65.7%(23명)로 가장 높았고, 사망자는 모두 건설업 종사자다. 건설노조는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실질적인 관리감독으로 건설노동자가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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