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새 男 10.7%P, 女 14%P↑
“경력 단절 등 불이익 대안 부상”
국민 10명 중 6명 “비혼 동거 가능”


비혼 출산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MZ세대가 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여성의 수용도가 남성보다 빠른 속도로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 단절, 시댁과의 갈등 등으로 결혼이 오히려 불이익이 될 수 있다는 여성들의 인식이 ‘결혼 밖 출산’이란 새로운 대안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9일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의뢰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20·30대의 비혼 출산에 대한 찬성 비율은 해마다 오르고 있다.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결과, 20대 남성은 2008년 32.4%에서 지난해 43.1%로 10.7%포인트 상승했고, 여성은 28.4%에서 42.4%로 14.0%포인트 올랐다.
30대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같은 기간 30대 남성의 찬성 비율은 28.7%에서 43.3%로, 여성은 23.9%에서 40.7%로 뛰었다. 연구진은 “비혼 동거나 비혼 출산에 대한 수용도는 여전히 여성이 남성보다, 20대가 30대보다 높지만 그 격차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까지 실제 비혼 출산율은 여전히 낮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2년 3.9%였던 비혼 출산율은 2023년 4.7%로 소폭 상승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41.0%, 프랑스의 63.5%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다.
비혼 동거에 대한 인식 변화도 뚜렷하다. 2022년 기준 전체 세대의 비혼 동거에 대한 찬성 비율은 65.2%로 증가 추세다. 통계청 자료를 재분석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한국의 비혼 동거 특성과 정책적 함의’ 보고서에 따르면, 50대에서도 2020년 처음 과반을 넘긴 뒤, 2022년 60.0%에 이르렀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비혼 출산에 대한 인식이 바뀌자, 정부도 정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기일 복지부 1차관은 “이제는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사회적으로 인정받으며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5-05-2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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