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폐뿐만 아니라 심장도 손상”

“가습기 살균제 폐뿐만 아니라 심장도 손상”

이유미 기자
입력 2016-05-13 10:41
수정 2016-05-13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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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제품 성분 유해성 보고한 조경현 영남대 교수 주장

“혈액 타고 여러 장기에 영향 미칠 수 있어”

‘흡입 안전’ 적어 놓고…
‘흡입 안전’ 적어 놓고…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등이 지난 12일 서울 중구 환경재단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센터 관계자가 가습기 살균제 ‘세퓨’ 제품 뒷면에 적힌 ‘인체에 무해하며 흡입 시에도 안전’(표시)이라는 문구를 지적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습기 살균제가 폐섬유화 뿐 아니라 심장에도 섬유화를 진행시킨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경현 영남대 의생명공학과 교수는 13일 “제브라피시(물고기의 종류)가 있는 물에 옥시가습기 살균제를 넣으면 물고기가 1시간 안에 모두 죽는다”며 “물고기는 하나같이 심장섬유화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옥시 가습기 살균제의 주요 성분은 구아니딘 계열의 살균제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와 ‘PGH’(염화에톡시에틸구아디닌) 성분이 동물에 미치는 영향을 2012년 학계에 처음 보고한 바 있다. 그는 혈관의 노화와 동맥경화, 당뇨 등의 전문가다.

조 교수는 “(옥시 가습기) 살균제의 주요 성분을 희석해 사람의 피부세포에 뿌리면 노화와 세포의 사멸이 증가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혈액애도 문제가 발견됐다. 조 교수는 “혈액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가습기 살균제 물질들이 혈액을 따라 온몸으로 퍼져 전신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옥시 가습기 살균제 외에도 우리가 쓰는 제품 중에 안전성 문제가 있는 물질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 3년 전에는 영유아들이 주로 쓰는 물티슈에 MIT(메칠이소치아졸리논)라는 물질이 들어있어 한 차례 논란이 됐다.

조 교수는 “MIT라는 물질은 구아니딘 계열과 아예 구조가 다르고 더 작다. 이 역시 가습기 살균제 성분처럼 업계에서 찾아낸 물질인데 독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새로운 물질들이 계속 나오는 만큼 안전성 검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제품에 붙어 있는 라벨에는 성분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안 나와 있고 다만 ‘세균 억제 물질’, ‘계면활성제’라는 식으로 들어가는데 이러면 소비자들이 모르고 쓸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동물 실험을 통해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폐뿐 아니라 다른 장기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 밝혀진 만큼 옥시 피해자들의 후유증을 연구하는 연구센터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같은 연령대의 피해를 보지 않은 사람에 비해 건강의 정도를 알아보자는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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