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이 남긴 과제
29일 폐막된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는 자본주의가 고장났다는 진단과 함께 ‘거대한 전환-새로운 모델의 형성’이라는 주제를 놓고 머리를 맞댔다.포럼은 대안 찾기까지 나가지 못한 채 세계적 경기 침체 상황의 심각성을 여러 가지 표현으로 묘사하는 데 그쳤다. 비관적인 전망일수록 주목받았다. 낙관론자들은 말을 아꼈고 비관론자들은 과거보다 더 강한 어조로 미래에 대한 어두운 전망을 설파했다.
성장과 이윤 추구를 최우선으로 한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사회 전체의 만족도를 높이는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데 포럼 참가자들은 뜻을 모았다.
세계 각국이 소득 양극화와 청년 실업 문제에 맞닿아 있음에도 국제적 무역 불균형과 글로벌 재정 위기로 해결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디스토피아’가 10년 이상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이미 세계 인구의 0.5%가 전 세계 부의 38.5%(89조 1000억 달러)를 소유한 상황에 대한 반발은 극에 달했고, 정치·경제 지도자들의 모임인 다보스포럼은 스스로의 리더십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처했다.
결국 올해 다보스포럼은 성장을 위해 새로운 동력을 찾기보다 그동안 불거진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에 초점을 맞췄다.
포럼은 ▲소비와 부채 위주 성장이 아닌 지속 가능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성장 ▲신흥국과 민간 기구 등을 포함한 글로벌 거버넌스의 활성화 ▲에너지 등 제한된 자원을 보호하려는 새로운 사고방식 ▲생명과학·인공지능 등 기술 혁신을 통한 삶의 질 제고 등을 전환의 4가지 모델로 제시했다.
당면한 위기인 유로존 재정 위기와 관련해서는 국제 공조의 필요성을 설득하려는 노력이 이어졌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유로존 구제기금을 늘리는 게 가장 확실한 방화벽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이 추가 기금 부담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독일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 낼지는 미지수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2012-01-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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