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재계 “김원홍 기획체포설 황당하다”

SK·재계 “김원홍 기획체포설 황당하다”

입력 2013-08-07 00:00
수정 2013-08-07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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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당국에 대한 모욕” 예민

최태원 SK 회장 횡령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온 김원홍 전 SK 고문이 지난달 31일 타이완 현지경찰에 체포된 이후 이른바 ‘SK 기획체포설’이 제기되자 SK그룹을 포함한 재계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업 관계자들은 “기획체포설은 음모론이며 오히려 사법당국에 대한 모욕”이라는 입장이다.

6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2011년 검찰의 최 회장 횡령·배임 사건 수사 당시 공범으로 지목됐던 김씨는 수사가 본격화된 그해 5월 중국으로 도피한 뒤 잠적했다. 이후 2년여 도피 생활을 하던 그는 최 회장 항소심 선고를 열흘 앞두고 타이완에서 체포됐다. 이때부터 검찰에서는 SK가 각본을 짜놓고 김씨가 체포되도록 했다는 기획체포설이 흘러나왔다. 김씨가 이번 사건의 핵심 열쇠를 쥔 인물인 만큼 그의 진술에 따라 검찰 수사와 재판이 모두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이유다.

이에 대해 SK 측은 “김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한 상태라 최 회장에게 불리한 증언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체포가 유리할 것도 없고 기업이 그런 각본을 짜고 실행할 능력도 없다”고 말했다. SK그룹뿐 아니라 재계 전체에서도 기획체포설에는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진실 여부를 떠나 기획체포설 자체가 ‘대기업이 사법당국을 가지고 논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는 오히려 기획체포설이 사법당국에 대한 모욕이라고 보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검찰이 2년 넘게 수배하고 해외 사법기관과 갖가지 공조를 했던 것을 한 기업이 각본을 짜서 잡았다고 하면 검찰은 뭐가 되느냐”며 “이 얘기가 검찰 내부에서 나왔다면 검찰 스스로 무능력을 자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의 목표가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있다고 보면 김씨 체포는 공소유지 문제를 떠나 오히려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검찰 일각에서는 김씨가 체포되자마자 최 회장 측이 변론 재개를 신청한 점도 의심스럽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SK 관계자는 “항소심 종결을 앞두고 할 수 있는 당연한 진실 규명 노력을 한 것”이라며 “핵심 인물이라는 김씨가 하루빨리 송환돼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2013-08-0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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