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원 LIG 회장, ‘종합금융그룹’ 꿈 접는다

구자원 LIG 회장, ‘종합금융그룹’ 꿈 접는다

입력 2013-11-19 00:00
수정 2013-11-19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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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원 LIG 회장이 LIG건설 기업어음(CP) 투자자에 대한 피해보상 자금 마련을 위해 LIG손해보험의 주식 전량을 매각하기로 함에 따라 LIG손보가 40여년 만에 구씨 일가의 손을 떠나 새 주인을 찾게 됐다.

LIG손보는 LIG그룹의 모체가 되는 기업이자 자산 18조원 규모의 그룹 핵심 계열사다.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12조원)의 8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절대적이다.

구자원 회장으로서는 2006년 초 LG화재에서 LIG손보로 사명을 바꾸며 발표했던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이란 꿈도 함께 접게 됐다.

구 회장은 이날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이제 제 열정을 모두 바쳤던, 제 인생과도 같은 회사를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니 말 못할 아쉬움과 회한이 남는다”고 털어놨다.

이런 회한 속에서도 매각을 결심한 것은 구 회장은 물론 장남인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까지 LIG건설 CP 사기 발행 혐의로 법정구속된 데다 차남인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까지 재판받는 상황과 관련돼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다만 LIG건설 CP 투자 피해자 보상에 필요한 재원이 1천300억원에 불과한데 매출 규모 9조원짜리 회사를 내놨다는 점에선 ‘통 큰 결단’이란 평가도 나온다.

LIG손보는 1959년 범한해상보험으로 출발했다. 1970년 럭키금성그룹이 범한의 주식을 인수하면서 범(凡) LG 일가의 품에 안기게 됐다.

1988년 럭키화재해상보험으로, 1995년 LG화재해상보험으로 이름을 바꿨다가 1999년 LG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가 이뤄진 뒤 LIG손보가 됐다.

LG그룹 창업주 구인회 회장의 동생인 고(故) 구철회 회장의 장남인 구자원 회장은 1964년 락희화학에 입사한 뒤 럭키증권 사장, 럭키개발 사장, LG정보통신 부회장을 거쳐 계열분리와 함께 금융업계에 뛰어들었다.

동생인 구자준 전 LIG손보 회장도 힘을 실어주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 보험전문대학에서 수학했다.

현재 LIG손보는 구본상 부회장이 최대주주(6.78%)이지만 매각이 이뤄지고 나면 구씨 일가의 손을 떠나게 된다.

아울러 LIG그룹은 순수지주회사인 ㈜LIG와 방위산업체인 LIG넥스원, LIG투자증권 등으로 이뤄진 미니 그룹으로 규모가 쪼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LIG그룹은 2011년 10월 법정관리에 들어가 있던 LIG건설을 계열분리한 바 있다.

아울러 매각 결과에 따라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보 등으로 이뤄진 이른바 손해보험업계의 ‘빅 4’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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