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준우 셰프 겸 칼럼니스트
                         
                            수제 샌드위치. 직접 만든 마요네즈는 좋은 소스 역할을 한다.
                        평소와 달리 까칠하게 이야기를 시작한 이유는 ‘수제’가 가진 특별함이 퇴색된 것 같은 요즘의 풍경이 사뭇 안타까워서다. 공장 제품의 장점은 싸고 간편하게 우리가 생각하는 맛을 제공해 준다는 점이다. 수제품이라면 이를 뛰어넘는 무언가를 갖고 있어야 하고 그것이 수제품을 만드는 이유이자 목적이다. 감각적으로 훨씬 더 즐거운 어떤 것을 갖고 있을 때 수제품의 의미가 비로소 빛이 난다.
 
                            마요네즈를 만드는 주 재료인 달걀.
                         
                            프렌치프라이에 곁들이는 마요네즈.
                        이렇게 수제로 만든 마요네즈는 시판 마요네즈보다 훨씬 풍부한 맛을 선사한다. 물론 시판의 익숙한 맛에 길들여졌다면 수제 마요네즈가 조금 튀거나 어색할 수 있다. 하지만 신선한 야채나 다른 음식과 함께했을 때 그 진가는 더욱 두드러진다. 시판 마요네즈가 결코 따라잡을 수 없는 진한 풍미와 상큼함은 수고가 아깝지 않을 맛이다.
 
                            프랑스 파리의 한 백화점 매대에 놓인 마요네즈병. 마요네즈라는 명칭에는 다양한 추측이 있다.
                        마요네즈는 만들기도 간편하고 손쉽게 구할 수 있어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지만 달걀 노른자와 기름의 물리적 특성을 잘 응용한 과학적인 소스다. 오늘날에야 과학의 힘을 빌려 제조 원리를 분석할 수 있지만 맨 처음 달걀과 기름을 휘저어 마요네즈를 만들 생각을 한 사람은 도대체 어떤 영감을 얻어 만들었을까 놀라울 따름이다.
마요네즈는 그 자체로도 음식에 완벽하게 어울리지만 여러 가지 응용이 가능하다. 기본 마요네즈에 마늘을 넣으면 스페인식 아이올리스소스를, 다진 피클과 케이퍼, 익힌 달걀 노른자를 넣으면 타르타르소스를 만들 수 있다. 취향에 따라 간장과 고추냉이를 넣으면 건어물과 잘 어울리는 고추냉이 간장마요소스가 된다. 시판 마요네즈도 우리가 기대하는 맛을 내주는 유용한 식재료지만 한 번쯤은 직접 만들어 보기를 바란다. 그동안 알고 지낸 세계와는 다른 세계가 펼쳐질 테니.
2022-02-24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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