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정부 “드라큘라 성 찾으시면 송곳니 대신 백신 주삿바늘을”

루마니아 정부 “드라큘라 성 찾으시면 송곳니 대신 백신 주삿바늘을”

임병선 기자
입력 2021-05-10 07:29
수정 2021-05-10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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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현지시간) “누가 백신을 두려워하랴”라고 새겨진 홍보 포스터가 나붙은 루마니아 중부 브란 마을 위로 드라큘라 성으로 알려진 브란 성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루마니아 정부는 이달 주말마다 논스톱 접종 행사를 열어 수도 부쿠레슈티와 이곳을 비롯해 여러 장소를 선정해 화이자 백신 무료 접종에 들어가 300만명 이상이 1차 접종을 마쳤다. 브란 AFP 연합뉴스
지난 8일(현지시간) “누가 백신을 두려워하랴”라고 새겨진 홍보 포스터가 나붙은 루마니아 중부 브란 마을 위로 드라큘라 성으로 알려진 브란 성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루마니아 정부는 이달 주말마다 논스톱 접종 행사를 열어 수도 부쿠레슈티와 이곳을 비롯해 여러 장소를 선정해 화이자 백신 무료 접종에 들어가 300만명 이상이 1차 접종을 마쳤다.
브란 AFP 연합뉴스
루마니아 중부 드라큘라 성을 찾는 관광객들은 백작의 송곳니 대신 코로나19 백신 주삿바늘을 맞게 된다.

트란실바니아 지역의 명물로 14세기에 지어진 브란 성은 브람 스토커의 소설 드라큘라에 영감을 준 것으로 유명한데 루마니아 정부가 이곳을 찾는 모든 이에게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기로 했다고 영국 BBC가 9일(현지시간) 전했다. 100만명 이상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돼 2만 9000여명이 목숨을 잃은 이 나라 정부가 더 많은 사람이 접종을 받도록 하기 위해 이 성에 접종 센터를 차리고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이 성 입구 등에는 성에 전시된 고문 도구들과 함께 백신 주삿바늘을 홍보하는 포스터가 나붙었다.

정부는 오는 9월까지 1000만명을 접종하려고 하지만 국민들의 절반 정도가 맞지 않겠다고 밝혀 유럽에서도 가장 접종이 더딘 나라 중의 하나가 되고 있다. 이달의 주말마다 예약 없이 나타나는 모든 사람이 접종을 받고 52개의 중세 고문 도구 전시회에 공짜로 입장하게 된다. 성의 마케팅 국장인 알렉산드루 프리스쿠는 “이 아이디어는 유럽에서도 500~600년 전에 접종을 받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카르파티안 산맥에 있는 이 성으로 더욱 많은 사람을 불러들여 팬데믹 시기에 급감한 관광객 숫자를 늘리려는 복안도 있다. 부쿠레슈티에서 북쪽으로 170㎞ 떨어진 숲 가운데 음산한 모습으로 솟아 있는 이 성은 악명높았던 블러드 더 임팔라(가시 공작)가 살던 곳으로 잘못 알려져 있었는데 스토커가 드라큘라 백작이 살던 곳으로 묘사하는 데 안성맞춤이었다. 블러드 공작은 15세기 왈라키아 공국의 공작으로 군사적 공적 때문에 영웅으로 보는 이들도 있지만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잔인함 때문에 역사상 가장 냉혹한 지도자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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