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책을 빌려드립니다

사람책을 빌려드립니다

입력 2011-11-27 00:00
수정 2011-11-27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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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대신 사람을 대여해주는 도서관이 있다. 이 재밌는 도서관은 10년 전 덴마크에서 열린 청소년 축제에서 시작되었다. 사회운동가 로니 에버겔은 사람에 대한 편견을 넘어 소통의 폭을 넓히고자 대화를 하는 ‘리빙 라이브러리’를 만들게 되었고, 전 세계로 퍼져가 드디어 한국에도 상륙했다. ‘민중의 집’ 주최로 지난 9월 24일 서울 마포의 한 카페에서 ‘숨 쉬는 도서관’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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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성미산 마을극장 대표 짱가, 재활용 가구 회사 ‘4분의 1 하우스’ 안연정 대표, 많이 벌기보다 돈 잘 쓰는 법을 알려주는 경제교육 강사 박미정 씨, 자전거 공방 ‘두부공’ 주인 김두범 씨 등 열다섯 명의 ‘사람책’이 그 주인공이었다. 사람책을 읽는 방법은 간단하다. 한 책당 최대 세 명의 독자가 앉아 편하게 대화를 나누면 된다.

어떤 사람이 사람책이 될 수 있는 걸까? 화려한 이력이나 사회적 명성이 없어도 자신만의 삶을 개척해나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책이 될 수 있다. 단 독자나 사람책 사이에 대가가 오가서는 안 된다. 상업성을 띠게 되면 사람책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이야기를 부풀리게 되고, 진솔한 소통이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특별한 도서관이기에 가능한 이곳만의 규칙이 있다. 인신공격을 하거나 만지지 않기, 40분 읽고 20분은 공유하는 시간을 갖기, 끝난 후 사람책과 찍은 사진을 노트에 붙이고 소감 남기기. 이번 행사에 참여한 황유미 독자는 “40분이라는 시간이 짧아서 아쉬워요. 하지만 평소 관심이 있었던 분야의 사람을 직접 만나 모호했던 부분에 대해 깊숙이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민중의 집은 현재 사람책 목록을 쌓아가고 있으며, 향후 이 프로젝트의 상시적 운영을 위해 사람책 대출 시스템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책 읽기 좋은 계절, 사람책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 숨 쉬는 도서관 홈페이지 humanbooks.net에 들어가면 진실된 한 권의 사람책 독자가 될 수 있다.

글·사진 김다솔 대학생 명예기자,(경남대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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