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브룩스 포함 500여 명 참석…오산기지서 C-17로 하와이 DPAA로 송환
주한 미 7공군사령부가 있는 오산기지 내 격납고에서 이날 오후 5시에 열린 유해 송환식에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정경두 합참의장, 이상철 국가안보실 1차장,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등 한미 관계자 500여 명이 참석했다.
격납고 내 송환식은 채플 기도, 한미 양국 국가 연주, 묵념, 브룩스 사령관 추도사 순으로 진행됐다.
브룩스 사령관은 추도사에서 “북한과의 인도주의적 협력에 힘입어 7월 27일 55구의 유해가 송환될 수 있었다”며 “우리는 (6·25 전쟁 당시) 유엔군사령부와 한국군의 후계자로 이 자리에 모였다. 우리는 숭고한 희생의 수혜자로서 그들에게 마지막 경의를 표하고 화환을 바친다”고 말했다.
송환식 도중 오산 미군기지에서는 21발의 예포가 울려 퍼졌다. ‘예포 21발’은 국가정상급 예우다. 유해 환송을 위한 한미 의장대 사열도 있었다.
금속관에 실린 미군 유해는 1구씩 밴에 실려 활주로에서 대기하는 미군 대형 수송기 C-17 글로브마스터로 이송됐고 관은 모두 하늘색 유엔기로 덮였다.
유해 이송과정에서 주한 미 공군 36전투비행대대 소속 F-16 전투기 4대가 전우의 희생을 기리는 뜻으로 저공비행을 했다. 특히 F-16 1대는 6·25 전사자를 추모하는 뜻으로 수직 비행을 하기도 했다.
밴이 C-17 수송기 앞에 도착하자 6명의 유엔군사령부 소속 병사가 유해를 1구씩 조심스럽게 운반했다.
미군 유해 55구는 C-17 2대에 나눠 실려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로 옮겨지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미군 유해를 직접 맞이할 예정이다.
히캄기지 내 미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은 DNA 검사 등을 통해 미군 유해에 대한 신원확인 작업을 할 예정이다.
이번 미군 유해송환은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북미정상회담 합의에 따른 것이다.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 제4항에 ‘북미는 신원이 이미 확인된 전쟁포로, 전쟁실종자들의 유해를 즉각 송환하는 것을 포함해 전쟁포로, 전쟁실종자들의 유해 수습을 약속한다’고 명시됐다.
북미 양측은 지난달 15일과 16일 판문점에서 미군 유해송환과 관련해 장성급 회담과 실무회담을 각각 개최해 한국전쟁 당시 북한 지역에서 전사한 미군 유해 55구를 정전협정 체결일인 7월 27일 항공편으로 송환키로 합의했다.
유엔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전쟁 때 전사하거나 실종된 채 돌아오지 못한 전우들을 미국민은 절대로 잊지 않았다. 유엔군사령부에 병력을 보낸 16개국 국민도 돌아오지 못한 용사들을 잊지 않고 있다”면서 “유엔사는 전쟁 중 사망하거나 실종된 용사의 가족이 그 애타는 기다림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도록 전사자와 실종자 수색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를 예우를 다 해 수습하고, 모든 유해의 신원확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북한에서 송환된 유해들은 전문 역사학자들과 법의학자, 군인, 공무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최고의 예우를 갖춰 다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엔사는 장진호 전투 지역(1천24구)과 운산 및 청천 전투 지역(1천495구), 비무장지대(1천여 구) 등 6·25 전쟁 주요 격전지와 전쟁포로 수용소가 있던 지역(1천200여 구) 등에 약 5천여 구의 미군 유해가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