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방 인터뷰 “日 기업들도 참여 의사…위안부 문제까지 마무리 짓자”

국회 제공
일본,멕시코 순방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 8일(현지시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숙소에서 동행 기자단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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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의장은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멕시코시티와 9일 경유지인 미국 샌프란시스코 숙소에서 한 동행 기자단 인터뷰에서 ‘1+1+α’ 방안에 대한 일본 측 비공식 반응을 이같이 전했다. 문 의장은 11일 일본·멕시코 순방을 마치고 귀국했다.
문 의장은 “(비공식적으로는)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낫 배드’(Not bad·나쁘지 않다)라고 표현을 했다”며 “‘나쁘지 않다’라고 한 것인데, (일본 정계 인사들이 여기서) 더 나아가면 좀 이상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순방 중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의 경우 ‘구상 방향은 틀리지 않았다. 일본 기업이 기금 재원이 되는 기부를 하더라도 자유의사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고 문 의장은 설명했다.
문 의장은 3∼6일 도쿄(東京)에 머물며 일본 정치권·학계·언론계 인사 10여명을 비공개로 접촉해 자신의 제안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만 안 만났지, 만날 수 있는 사람은 다 만났다”고 전했다.
특히 문 의장은 일본 기업의 참여 가능성에 대해 “다 (돈을) 내겠다고 한다. 다만, ‘배상’이라고 하며 불법 행위라고 (인정)하는 것만 곤란하다는 것”이라며 “전범 기업부터 하나도 안 빼고(참여 의사가 있다고 한다)”라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일본 정부를 상대로 개인청구권을 주장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소송 역시 앞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위안부, 군인·군속(군무원)을 포함해 (일제 강제동원에 대한) 모든 문제를 실질적으로 이 방안으로 마무리 짓자”고 제안했다.
그는 “한국은 대법원판결을 존중하고, 피해자의 동의·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하고 일본은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을 깨선 안 된다는, 각자 양보할 수 없는 선이 있다”며 “이 안은 양측의 원칙을 하나도 건드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문 의장은 “(국내에서도) 피해자, 청와대, 정부를 망라해 안 만난 관련자가 없다”고 했다. 또 여야 5당 대표와의 지난달 30일 두 번째 정치협상회의 자리를 언급하며 “‘일본에 가서 이렇게 하려 한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일부 징용 피해자의 반발과 관련해서는 “피해자를 개인적으로 만나는 대신 (‘1+1+α’ 방안의 입법을 위한) 공청회를 열어 피해자 대표들의 의견을 들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 의장은 4일 도쿄(東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국회의장 회의에서 러시아 알렉산드르 주코프 하원수석부의장으로부터 박태성 북한 최고인민회의(의회격) 의장이 10월 21일 러시아에서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상원 의장과 회담한 내용을 전달받았다고도 밝혔다.
문 의장은 “러시아 측이 ‘남쪽은 남북국회회담을 원하는 데 왜 응하지 않느냐’고 (박 의장에게) 물었다고 한다”며 “결론은, 현재 분위기로는 남북은 북미의 뒤다. 북미가 잘되면 남북이 잘되고 그러면 남북국회회담도 잘 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느낀 점은 당분간은 어렵지만, 굉장히 긍정적”이라면서 “러시아 측도 말을 해보니 자기들 힘으로는 어쩔 수 없지만, 굉장히 말이 된다(통한다)고 한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문 의장은 공직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과 관련해 “마지막 시한까지 합의를 촉구하겠다”며 “합의가 안 되면 (법안 중) 한 건이라도 상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등이 12월 3일이 아닌 내년 1월 29일 이후 본회의 부의를 주장하는 데 대해서는 “그 사람은 그날이 되면 또 그럴 것”이라며 “나는 그렇게 정치를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20대 국회가 남긴 아쉬움으로는 개헌을 하지 못한 점을 꼽았다.
또한 “국회가 아무 일도 안 하니까 다른 곳에서 얕보기 시작한 것”이라며 “정부가, 대통령이, 국민이 모두 국회 탓을 하고, 공천권이 검찰 손아귀로 넘어갔다. 이게 국회냐”라고 언급했다.
문 의장은 문재인 정부의 지난 2년 6개월간 국정에 대해 “반(半)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민생이 중요하다”며 “2년 반이 넘으면 누구 탓을 할 수 없다. 이제 대통령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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