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 박정희의 ‘행정수도 건설 백지계획’ 딸 박근혜가 마무리

父 박정희의 ‘행정수도 건설 백지계획’ 딸 박근혜가 마무리

입력 2013-02-26 00:00
수정 2013-02-26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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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록원 1977년 보고서 원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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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충원 분향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오전 취임식에 참석하기 직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현충탑 앞에서 순국 선열을 기리며 분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립현충원 분향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오전 취임식에 참석하기 직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현충탑 앞에서 순국 선열을 기리며 분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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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오전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며 작성한 방명록.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오전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며 작성한 방명록.
사진공동취재단


박정희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백지계획’ 보고서 자료 원문이 공개됐다. 당시 추진한 두 개의 계획안 중 하나는 현재의 세종시 도시계획과 놀라울 정도로 흡사했다.

25일 자료를 공개한 행정안전부 산하 국가기록원에 따르면 ‘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백지계획’ 보고서는 청와대 직속 조직인 중화학공업추진위 실무기획단의 비밀 프로젝트로 1977년 11월 작성됐다. 입법·사법·행정부와 함께 유수의 대학도 함께 지방 행정수도로 옮기는 계획으로, 모든 것을 백지에서 논의하고 검토한다는 의미에서 ‘백지계획’으로 이름 붙여졌다.

보고서는 행정수도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로 ▲국토분단의 장기화 ▲북한의 무력 강점 기도 상존 ▲퇴폐적 서구문물, 관존민비 사상, 사대주의 문화 등이 만연된 지역(서울) ▲국가 안전보장 개념상 불리 ▲수도권 인구 유입 억제 및 국토 균형발전 필요 등을 들었다. 인구 및 정치, 경제, 행정 등이 모두 서울로 집중되면서 나타나는 문제점과 폐해 등을 구체적이고 적나라하게 기술하고 있다.

당시 마련된 계획안은 두 개였다. 1안의 골간은 격자형 도로망을 주축으로 도시의 주요 영역을 구분한 계획형 도시다. 도시 중앙 북쪽에는 중앙청, 동쪽에는 국회, 서쪽에는 사법부 등 행정지구, 남쪽에는 업무 및 상업지구를 각각 두도록 설계했다. 위치는 천안, 진천, 공주, 논산, 보은 등 충남·충북 10개 지역을 후보군으로 둔 뒤 최종적으로 공주시 장기면을 가장 유력하게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기록원은 “건설지역 검토나 금강 유역 북쪽으로 행정수도를 두겠다는 등의 계획은 지금의 세종특별자치시와 거의 비슷하다”고 말했다. 2안은 동심원형으로 중앙광장 주변에 행정, 업무, 문화 기능을 배치하고 그 주변부에 주거지역을 두는 형태였다.

그러나 이 ‘백지계획’은 갑자기 주한미군 철수 문제가 나오면서 잠시 유예됐다. 당시 추산만으로도 5조원의 예산이 필요했던 만큼 국방력 강화가 우선 문제였고, 이후 1979년 10·26 사건으로 아예 ‘백지화’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 역시 당시 퍼스트레이디로서 한창 활동하던 시기인 만큼 행정수도 건설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해 충분히 공감했을 것”이라면서 “행정수도 건설과 관련해 시작과 마무리가 우연치 않게 부녀 대통령 2대에 걸쳐 이뤄지게 됐다”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2013-02-2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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