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훈련에 대응…軍태세 점검 목적 분석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22일부터 나흘째 인민군 부대나 군사훈련 현장을 직접 방문, 군의 전투태세를 점검하고 있어 그 배경이 주목된다.김정은 제1위원장은 25일 인민군 제324대연합부대(7군단)와 제287대연합부대(동부전선 군부대), 해군 제597연합부대(동해함대사령부)가 참여하고 공기부양정 등이 동원된 ‘상륙 및 반상륙 훈련’을 참관·지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우리 군 당국은 이번 훈련에 대해 북한군이 상륙부대와 육상부대 간 쌍방 훈련으로 진행한 대규모 국가급 합동훈련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앞서 김 제1위원장은 지난 22일 일명 ‘폭풍군단’으로 알려진 인민군 11군단 예하 제1973군부대 지휘부를 시찰한 데 이어 다음 날엔 이 부대 산하 대대를 방문해 전투태세를 살폈다.
과거에 경보교도지도국이었던 11군단은 전시에 후방으로 침투해 교란작전을 벌이는 특수부대로 알려져 있다.
지난 24일에는 인민군 제1501군부대를 찾아 자체 개발한 최신장비를 살펴보기도 했다. 이 부대 방문에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수행했다는 점에서 정찰총국과 관련된 부대이거나, 첨단전투기재를 개발하는 전자전 관련 부대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김 제1위원장의 최근 이런 행보를 현재 진행 중인 한미연합 실기동 훈련(FTX)인 ‘독수리’(FE) 연습에 대한 대응으로 해석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의 잇따른 군 관련 행보는 한미가 군사훈련을 통해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는 것에 대한 반작용”이라며 “최고지도자가 직접 나서는 것은 북한의 단호한 대응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달 30일까지 지속되는 독수리 연습은 지상기동, 공중, 해상, 특수작전 훈련 등 20여개 연합 및 합동 야외 기동훈련으로 이뤄지며 한국군은 군단급, 함대사령부급, 비행단급 부대의 20여만명, 미군은 1만여명의 병력이 참여한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연일 군부대를 방문함으로써 군의 전투태세를 점검하고 군 장악력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을 것으로 분석한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김 제1위원장이 후계자 시절 ‘150일 전투’와 ‘100일 전투’를 통해 노동당의 능력과 시스템을 평가했다면 최근에 잦은 군 관련 공개활동을 통해서는 북한군의 전투력이 제대로 유지되고 있는지를 점검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군 관련 공개활동을 네차례 연속으로 벌인 것은 북한이 지난달 12일 제3차 핵실험을 단행한 이후에만 두 번째다.
김 제1위원장은 3차 핵실험 이후 첫 공개활동으로 지난달 21일 북한군 공군 제323군부대(항공저격여단)를 방문한 뒤 22일 제526대연합부대(3군단)의 공격전술연습 지도, 23일 공군 및 제630대연합부대(11군단)의 강하훈련 지도, 26일 포병 화력훈련을 지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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