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독도 전격방문 대신 휴가차 갔더라면…”

“MB, 독도 전격방문 대신 휴가차 갔더라면…”

입력 2012-08-13 00:00
수정 2012-08-13 00:4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객원교수

“대통령이 독도에서 휴가를 보냈다면 어땠을까요? 꼭 ‘전격 방문’을 하지 않아도 우리 땅이란 걸 알릴 수 있었을 텐데….”

이미지 확대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교육원 교수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교육원 교수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지난 10일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38) 성신여대 객원교수를 그의 연구실에서 만났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소식으로 전국이 들썩이던 터라 자연스레 독도가 대화의 주제로 떠올랐다. 2005년부터 독도 홍보활동을 이어 오고 있는 서 교수는 “대통령이 독도에 거주하는 김성도 할아버지와 낚시를 하며 휴가를 보내면 좋을 것 같다.”는 제안을 내놨다. 외신의 관심을 끌어 독도를 분쟁지역화하기보다 실효지배의 현실을 자연스럽게 부각시키자는 것이다.

●‘힘자랑’ 아닌 ‘보다 세련된 방식’ 요구

독도뿐 아니라 동해 표기와 위안부 문제 등 외교적으로 민감한 주제들까지 다뤄 온 서 교수는 인터뷰 내내 홍보의 ‘자연스러움’을 강조했다. 핏대 높여 싸우거나 ‘힘 자랑’을 하는 대신 보다 세련된 방식으로 정치적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광복절을 맞아 가수 김장훈씨 등과 함께 독도까지 헤엄쳐 가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우리 땅이니 당연히 수영해서 갈 수도 있잖아요. 꼭 정색하고 우리 땅이라는 걸 주장할 필요는 없다는 거죠.” 서 교수는 지난 3월 뉴욕타임스의 한국 홍보 광고에도 “한국에는 아름다운 섬들이 많다.”며 독도를 ‘슬쩍’ 집어넣었다.

서 교수는 그러면서도 “자연스러움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일본이 교과서에 ‘다케시마’(독도)에 대한 영유권까지 기술하는 마당에 방관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서 교수는 동해 표기 문제를 예로 들었다. 지도상 ‘일본해’(Sea of Japan)를 일본의 영해로 생각하는 외국인들이 “독도가 일본해에 있는데 왜 한국 땅이냐.”고 반문한다면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우리의 젊은이들이 역사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는 지적에 “정말 중요한 문제”라며 반색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국사가 선택과목인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는 서 교수는 “우리 역사를 등한시하면서 세계를 상대로 어떻게 우리 역사를 지키겠느냐.”고 지적했다.

●정색하고 ‘우리땅’ 주장할 필요 없어

서 교수는 최근 정치외교적 문제 외에 세계에 우리의 문화를 알리는 일에도 남다른 관심을 쏟고 있다. “경제력·군사력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건 문화”라는 서 교수는 “런던올림픽에서도 스포츠라는 문화를 통해 한국이 세계에 더욱 잘 알려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7~8일 영국 런던에서 소녀시대를 모델로 내세운 한국 홍보 책자 1만부를 배포한 것도 문화를 알리기 위한 전략이었다. 내년 광복절까지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24시간 한국 문화를 홍보하는 전광판을 설치하고 싶다는 서 교수는 “우리가 마이클 잭슨을 즐기듯 외국인들도 소녀시대를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2012-08-13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5
지자체의 마스코트 제작...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서울시 마스코트 ‘해치’가 탄생 1주년을 맞이했다. 전세계 지자체 마스코트 중 가장 유명한 일본 구마모토현의 ‘쿠마몬’도 올해로 14살을 맞이했다. 우리나라 지자체들도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마스코트를 앞다투어 만들고 교체하고 있다. 이런 지자체의 마스코트 제작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활용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없어 예산낭비다.
지역 정체성 홍보를 위해서 꼭 필요하다.
1 / 5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