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대학생활, 자유롭고 행복하길… 엄마 아빠가”

“눈부신 대학생활, 자유롭고 행복하길… 엄마 아빠가”

입력 2013-05-07 00:00
수정 2013-05-07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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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학생-부모 소통 프로젝트 화제

지난달 말 서한얼(20)씨는 손으로 꾹꾹 눌러쓴 편지 한 통을 받았다. 난생 처음 부모님에게서 받은 편지였다. 올해 서강대 철학과에 입학해 고향 대전을 떠나 홀로 자취생활을 시작한 그에게 그 편지는 감동 그 자체였다.

서강대 1학년 전상현(오른쪽), 유종훈 학생이 부모로부터 받은 책을 손에 들고 웃고 있다. 서강대 제공
서강대 1학년 전상현(오른쪽), 유종훈 학생이 부모로부터 받은 책을 손에 들고 웃고 있다.
서강대 제공
“당장 손에 잡히는 게 없고 확실한 게 없을 때가 가장 불안하고 두렵다는 걸 성장통을 겪은 한얼이가 가장 잘 알거야. 보석 같은 네 대학생활을 자유롭게 즐기렴. 행복하길 기도한다.” 서씨는 “방황했던 시간들을 부모님이 이해해 주신 것 같아 기쁘고 울컥했다”면서 “학교 동아리방에 책과 편지를 두고 시간이 날 때마다 펼쳐본다”고 했다.

올해 4회째를 맞은 서강대의 재학생, 부모 간 소통 프로젝트가 화제다. 유기풍 총장은 올해 입학한 신입생 학부모들에게 빈 편지지 한장을 보냈다. ‘모모’, ‘천국의 열쇠’ 등 부담없는 책들로 채운 추천 도서 목록도 동봉했다. 유 총장은 편지에서 “학교가 부모님과 자녀 사이를 잇는 사랑의 징검다리가 되고자 한다”면서 “성인이 되는 자녀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을 편지에 담고 읽을 책도 추천해 달라”고 적었다. 여기에 학부모 900여명이 참여했다. 학부모들은 평소 자녀에게 하지 못했던 얘기를 손글씨로 적어보냈다. 학교는 부모가 추천한 책을 구매해 편지와 함께 학생들에게 전달했다. 책을 사는 데 1000만원 정도가 들었다.

지체장애를 가진 아들에게 처음으로 편지를 썼다는 학부모는 “갑작스러운 병으로 초등학교 5학년 이후 학교를 제대로 다녀본 적이 없는 아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뿐이었다”면서 “편지에 ‘누구보다 너를 지지한다’고 썼다”고 했다. 자연과학부 박준형(19)군의 어머니 홍상옥(49)씨는 “편지를 쓰면서 아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된 것 같다”면서 “자기 선택을 지지해 달라는 아들을 생각하면서 새삼 행복을 느꼈다”고 전했다.

김용해 교목처장은 “20년 가까이 자녀를 키워 오면서도 막상 부모와 편지를 주고받을 기회는 많지 않다”면서 “학생들이 편지와 추천 도서를 부모에게 전달하는 프로젝트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2013-05-07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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