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폐쇄 한달…파주 민통선마을 식당 매출 ‘반토막’

개성공단 폐쇄 한달…파주 민통선마을 식당 매출 ‘반토막’

입력 2016-03-11 09:30
수정 2016-03-1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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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오고 있지만 우리 마을은 아직 한겨울처럼 썰렁”

“개성공단을 오가는 트럭 기사분들의 발길이 뚝 끊겨 한 달 만에 식당 매출이 반토막 났어요.”

경기도 파주시 민통선 마을인 통일촌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주민의 말이다.

11일로 남북 교류·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이 가동을 멈춘 지 꼭 한 달이 되면서 접경지인 통일촌 주민들의 생계도 막막해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4차 핵실험에 이어 장거리 미사일까지 발사하자 지난달 10일 대북제재 차원에서 개성공단 가동의 전면 중단을 발표했고 북한은 다음 날 개성공단 폐쇄와 공단 내 남측 인원 추방으로 맞대응했다.

이 조치로 통일촌 마을도 타격을 받고 있다.

통일촌은 통일대교를 건너 개성공단으로 가는 길목인 경의선 남북출 입사무소(CIQ)와 비무장지대(DMZ) 안보관광의 필수코스인 도라산전망대와 인접해 있다.

인구 480명의 통일촌에는 관광객과 공단 입주기업체 관계자들을 상대로 직판장식당, 장단콩마을식당, 부녀회식당 등 식당 3곳이 운영 중이다.

이들 식당에선 지역 특산품인 장단 콩으로 만든 순두부찌개 등을 관광객 등에게 팔아왔으나 요즘 장사가 신통치 않다.

한 번에 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직판장식당의 이준섭(58) 대표는 1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공단이 폐쇄되기 전인 지난 1월에는 하루 평균 40∼60명의 트럭 기사들이 식당을 찾았다”면서 “공단 폐쇄로 이들의 발길이 뚝 끊기며 매출도 반토막이 났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올 초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지난달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이곳 안보관광지에 대한 출입통제가 이뤄지며 작년 이맘때보다 매출이 절반도 안된다”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공단 폐쇄로 그나마 꾸준히 찾던 공단손님도 끊겨 정말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오늘도 매출이 50만원 정도밖에 안 됐다”며 “직원 15명의 급여를 어떻게 충당해야 할지 머리가 아프다”고 말했다.

비슷한 규모의 인근 장단콩마을 식당도 어려운 상황은 마찬가지.

박영호(59) 대표는 “공단 폐쇄 전 점심때면 식당 앞 주차장에 공단을 오가는 차량 등이 가득했다”며 “공단 입주업체 관계자들만 하루에 적게는 30여명, 많을 때는 60여명이 찾았는데 아쉬울 뿐”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의 계속된 돌발 행동으로 지금은 관광객들을 포함해 하루 평균 40∼50명 수준으로 눈에 띄게 줄었다”면서 “남북 관계가 다시 좋아져 공단이 재개되기 전에는 예전 같은 상황이 다시 오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을 가운데 위치한 부녀회식당 관계자는 “요즘 안보관광지를 찾는 관광객도 줄고, 특히 공단 관계자들이 아예 없으니 지난달 매출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영농철이 시작되면서 농사일을 위해 통일촌을 찾는 농민들이 식당을 찾아줘 그나마 다행”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완배 통일촌 이장은 “연초부터 북한의 도발 행동이 이어져 마을 농외소득에 큰 지장이 생겼다”면서 “봄은 오고 있지만, 우리 마을은 아직 한겨울처럼 썰렁하다”고 힘없이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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