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곡성’ 개봉…지역 악영향 우려에 곡성군수 역발상 대응

영화 ‘곡성’ 개봉…지역 악영향 우려에 곡성군수 역발상 대응

입력 2016-05-11 15:33
수정 2016-05-1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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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포스터와 내용에 한자 병기·설명 자막 첨가해 오해 막기로

“영화 ‘곡성(哭聲)’을 보고 공포가 주는 즐거움을 느낀 분이라면 꼭 ‘우리 곡성(谷城)’에 오셔서 따뜻함이 주는 즐거움 한자락이라도 담아갔으면 좋겠다.”

시골마을에서 음산한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한다는 내용의 신작 영화 ‘곡성’이 개봉된 11일 영화 제목과 같은 이름의 지역 전남 곡성의 군수가 의연한 대응을 펼쳐 화제다.

유근기 곡성군수는 최근 한 지역 언론에 실린 글에서 “곡성군에 대한 이미지에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작사 측에 요청했다”며 “영화 포스터에 ‘곡성’이라고만 표기됐던 것에 한자를 병기해 ‘곡성(哭聲)’으로 표기하도록 했고, 영화 상영 시 자막으로 ‘본 영화 내용은 곡성지역과는 관련이 없는 허구의 내용’임을 내보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누리꾼에게 감동을 준 것을 정작 그다음 내용이다.

유 군수는 “우려를 뒤집어 생각하면 ‘기회’의 순간이 온다”며 “1991년 일본의 아오모리 현 사과농장에서는 태풍으로 90%에 달하는 낙과 피해를 입었는데, 10%의 남은 사과를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는 ‘합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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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기 곡성군수(오른쪽)의 모습. <<곡성군 제공>>
유근기 곡성군수(오른쪽)의 모습. <<곡성군 제공>>
과’로 마케팅 했다”고 적었다.

그는 “‘합격사과’는 다른 사과보다 10배 이상 비싼 가격에 팔아 엄청난 매출을 기록했다”며 “영화와 우리 지역이 무관하다고 아무리 주장한들 사람들의 머릿속 연상마저 막을 길은 없으므로 역발상을 통해 곡성군의 대외적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남는 장사다”고 밝혔다.

유 군수는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이 우리 군을 찾아 왔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초록잎의 발랄함과 갈맷빛 사철나무의 들뜨지 않는 엄정함에 감탄할 수 있다면 우리 곡성에 올 자격이 충분하다. 유리창에 낀 성에를 지워가며 그리웠던 사람들을 그려본 사람이라면 곡성에와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기고해 감동을 줬다.

유 군수의 글은 서울대 인터넷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snulife)’, 국내 야구 커뮤니티 ‘엠엘비파크(MLBPARK)’ 등 인터넷 게시판과 SNS상에 입소문을 타고 전해져 누리꾼의 찬사를 받았다.

누리꾼들은 “꼬장꼬장한 시골군수가 영화 상영 반대 이야기를 하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세련된 방식으로 대응할 줄 몰랐다”, “유군수의 열린 리더십에 박수를 보내고, 전남 곡성에도 꼭 가보고 싶다”는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유 군수는 “뒤늦게 글이 화제가 되어 쑥스럽다”며 “조만간 열리는 곡성세계장미축제를 꼭 찾아달라”고 곡성군 홍보를 잊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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