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명 빼고 이름·사진 나란히
지역발전 위한 협치에 공감대
배 “기초의원 역할은 생활정치”
정 “머리 맞대고 고민·소통해야”

25일 강원 춘천 퇴계동에 국민의힘 배숙경·더불어민주당 정재예 춘천시의원이 시민들에게 함께 추석 인사를 전하는 ‘공동 현수막’이 걸려 있다.
배, 정 의원은 최근 ‘춘천시민을 위해 한마음으로 뛰겠습니다. 행복한 한가위 되세요’라는 문구가 쓰인 현수막을 지역구인 퇴계동에 게시했다고 25일 밝혔다. 현수막에는 이들의 이름과 사진이 나란히 적혔고, 통상적으로 소속이 들어가는 자리엔 정당명 대신 ‘춘천시의원’을 넣었다.
이들은 서로 소통하고 협치하며 지역발전을 이끈다는 뜻에서 공동 현수막을 기획했다. 정 의원이 먼저 제안했고, 이를 배 의원이 흔쾌히 받아들였다. 배 의원은 “기초의원이 할 일은 주민 곁에서 함께 호흡하며 민생을 살피는 생활정치이지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정쟁이 아니다”며 “이런 평소 신념이 공동 현수막을 거는 취지에 담겨 있어 정 의원 제안에 기분 좋게 응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춘천 발전과 시민 행복을 위해선 정당과 관계없이 머리를 맞대 고민하고 소통해야 한다”며 “현수막에는 이런 의지가 담겨 있다”고 전했다.
길거리에 거는 현수막 개수를 줄일 수 있는 점도 공동 현수막을 택한 이유 중 하나다. 정 의원은 “현수막이 많이 걸리면 시민들이 안 좋아하는데 반으로 줄일 수 있어서 더 보람이 있다”고 했다.
초선인 배, 정 의원은 지난해 6·1지방선거 당시에도 상호 비방과 음해가 아닌 서로를 다독이며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훈훈한 모습을 연출했다. 배 의원은 “춘천과 시민을 위해 같이 할 땐 같이 하고, 최근 세계태권도연맹 본부 유치나 상중도 정원실용화센터 건립처럼 현안을 두고 의견이 다를 때는 치열하게 다투며 경쟁한다”고 강조했다.
지역구가 같아 동네 이웃인 이들은 의회에서도 이웃 사이다. 의회 개원 초기 추첨을 통해 이뤄진 의원실 배정에서 공교롭게도 배 의원과 정 의원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206호, 207호로 정해졌다. 배 의원은 “당이 다르고 경쟁자이긴 하지만 의회에서 가까이 있으면서 공감하는 부분이 많이 생겼다. (정 의원은)지역을 위해 소신 있게 의정활동 하는 게 인상적인 분이다”며 정 의원에 대해 호평했다. 정 의원도 “옆에서 본 배 의원은 ‘공부하는 의원’이다. 조례나 예산 심의를 준비하며 굉장히 열정적으로 공부를 많이한다”며 배 의원을 높게 평가했다.

강원 춘천시의회 국민의힘 배숙경(왼쪽)·더불어민주당 정재예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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