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구속영장 가닥] MB·朴 ‘특활비’ 전달 과정 비슷… 점점 ‘정점’ 겨눈다

[MB 구속영장 가닥] MB·朴 ‘특활비’ 전달 과정 비슷… 점점 ‘정점’ 겨눈다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18-03-15 23:26
수정 2018-03-16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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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활비 재판’ 같은 점·다른 점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를 뇌물로 받은 혐의와 관련해 당시 국정원장들과 청와대 참모진들이 줄줄이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시기와 용처만 다를 뿐 국정원 예산이 대통령에게 전달된 과정과 방식이 거의 비슷해 각각의 재판이 거울처럼 유사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재판에서 측근들이 잇달아 혐의를 인정하면서 두 대통령 모두가 뇌물 혐의의 ‘정점’으로 점점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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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성창호)는 15일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과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 이원종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장을 지낸 3명이 한 법정에서 나란히 피고인석에 선 것은 처음이다. 이들은 각각의 재임 시절 박 전 대통령에게 국정원 자금 수억원을 뇌물로 건넨 혐의(뇌물공여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 손실 등)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국정원장의 특수활동비를 청와대로 보낸 사실은 모두 인정하면서도 뇌물 혐의에 대해선 완강히 부인했다. 박 전 대통령이 국정원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할 것이라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병기 전 원장은 “모든 것이 저의 국가 예산 사용에 대한 지식이 모자라서 나온 문제이므로 책임이 있다면 기꺼이 지겠다”면서도 “그렇게 올려드린 돈이 제대로 된 국가 운영을 위해 쓰일 거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반대로 된 것이 안타깝고 심지어 배신감까지 느낄 정도”라고 밝혔다. 이병호 전 원장도 “제가 부패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원장이 됐다면 제가 아닌 그분이 이 법정에 섰을 것”이라면서 “지금 (법정에) 세 명의 원장이 있는데 대한민국이 얼마나 엉망이면 국정원장이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하겠느냐”고 반박했다. 남 전 원장은 직접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변호인을 통해 “국민들께 많은 실망과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전날 이 전 대통령이 검찰 소환 조사를 받던 시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에선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첫 재판에 출석해 국정원 자금을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혐의(특가법상 뇌물 방조)를 인정했다. 김 전 기획관은 “제 죄에 대해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자백했다. 이 재판부에선 박 전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인 이재만·정호성·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의 국정원 자금을 박 전 대통령에게 건넨 혐의(특가법상 뇌물 수수)도 심리되고 있다.

다만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 공여자로 지목된 김성호·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아직 기소되지 않았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수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이 전 대통령과 전직 국정원장들에 대한 사법 처리 방식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도 뇌물의 ‘종착지’로 재판에 넘겨져 16일 형사합의32부에서 두 번째 재판이 열린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2018-03-1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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