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는 예술에 묻혔다… 그녀가 여전히 ‘여왕’인 이유

실수는 예술에 묻혔다… 그녀가 여전히 ‘여왕’인 이유

입력 2013-12-09 00:00
수정 2013-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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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204.49점 종합 1위

8개월간의 부상 공백을 딛고 올 시즌 첫 실전 무대에 올랐음에도 ‘피겨 여왕’ 김연아(23)의 연기는 여전히 고혹적이었다. 실수가 나왔지만 특유의 침착함과 기지로 극복했고, 새로 공개한 프로그램은 한층 뛰어난 예술성을 과시했다.

김연아가 8일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의 돔 스포르토바 빙상장에서 끝난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갈라쇼에서 ‘이매진’에 맞춰 화려한 연기를 과시하고 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김연아의 연기가 끝난 뒤 “김연아 선수에게 감사드립니다”라고 한국말로 장내에 방송했다.  자그레브 연합뉴스
김연아가 8일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의 돔 스포르토바 빙상장에서 끝난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갈라쇼에서 ‘이매진’에 맞춰 화려한 연기를 과시하고 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김연아의 연기가 끝난 뒤 “김연아 선수에게 감사드립니다”라고 한국말로 장내에 방송했다.

자그레브 연합뉴스




김연아는 8일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의 돔 스포르토바 빙상장에서 열린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가장 높은 131.12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73.37점)과 합쳐 204.49점을 기록하며 안도 미키(일본·176.82점)를 여유있게 제치고 우승을 차지, 시즌 첫 무대이자 내년 소치 동계올림픽 최종 리허설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국제대회에서 6번째 200점을 돌파해 지난 9월 당한 오른 발등 부상 후유증을 완벽히 떨쳤다.

이날 김연아는 초반 큰 위기를 맞았다. 첫 과제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뛰다 러츠 착지 과정에서 넘어지고 만 것. 토루프를 뛰지 않은 것으로 처리된 김연아는 기본점수와 수행점수(GOE)에서 6.20점을 손해본 데다 감점도 1점을 당했다.

그러나 김연아는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했다. 다음 점프 트리플 플립을 완벽히 뛰는 등 나머지 과제를 물 흐르듯 소화했고, 경기 시간 절반이 지나 가산점 10%가 붙는 구간에 이르러서는 원래 예정된 트리플 러츠에 앞서 더블 토루프를 이어 붙였다. 첫 과제에서 뛰지 못한 트리플 토루프를 만회하기 위해 즉석에서 기지를 발휘한 것. 여기서 김연아는 당초 목표보다 2.55점을 더 챙기며 앞선 실수를 어느 정도 만회했다. 김연아는 2011년 세계선수권 등에서도 실수 이후 다음 과제에서 예정에 없던 점프를 이어 붙였는데, 이날도 다시 한번 순발력을 발휘했다.

관심을 모았던 올 시즌 새 프로그램은 예술성이 돋보였다. 김연아는 점프 실수 탓에 기술점수(TES)가 평소보다 낮은 60.60점에 머물렀지만, 예술점수(PCS)를 71.52점 획득했다. 지난 3월 세계선수권대회(73.61점)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71.76점)에 이어 개인 통산 세 번째로 높은 예술점수를 받았다. 프리 배경음악 ‘아디오스 노니뇨’는 아스토르 피아졸라가 아버지를 여읜 뒤 만든 추모곡으로, 열정적이면서도 애틋한 선율이 흐르는 탱고. 김연아는 섬세한 연기로 음악과 혼연일체가 됐다.

김연아는 “가장 중요한 첫 점프에서 실수가 나오는 바람에 당황했고, 마지막까지 긴장한 것 같다. 점프나 스핀, 스텝 등 많은 부분이 깔끔하지 못했다”고 스스로 과제를 제시한 뒤 “소치까지 더 준비하고 보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3-12-09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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