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후반 들어 원숙해진 스타들, 젊음만이 ‘답’ 아니다?!

30대 중후반 들어 원숙해진 스타들, 젊음만이 ‘답’ 아니다?!

임병선 기자
입력 2018-08-19 12:53
수정 2018-08-1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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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 EPA 자료사진
타이거 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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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젊음이야 말로 스포츠 선수로서 성공하는 데 중요한 열쇠란 믿음이 존재해 왔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테니스에서는 로저 페더러(37)와 세리나 윌리엄스(36)가 여전히 코트를 호령하고 있다. 골프에서는 타이거 우즈(42)가 최근 PGA 챔피언십 2위로 건재함을 과시했고, 사이클에서는 게레인트 토머스(32)가 투어 출전 11년 만에 처음으로 투르 드 프랑스를 제패했다.

스페인 카미요 호세 셀라 대학 연구진은 1984년부터 2013년까지 남녀 테니스 톱 100위에 든 선수들의 평균 연령을 조사한 결과 남자는 24.6세에서 27.6세로 높아졌고 여자는 23.5세에서 24.8세로 높아진 것을 확인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골프는 조금 더 복잡하다. 1987년부터 1996년까지 남자 톱 100 랭커들의 평균 연령은 32.3세에서 36.5세로 높아졌다. 1997년 이후도 계속 높아지다가 2004년 이른바 ‘젊음의 지진(yuothquake)’이 덮쳐 33세로 다시 내려갔다. 하지만 이 역시 1980년대 초반 평균 연령보다 조금 올라간 것이었다. 하지만 상위 6위 안의 욘 람, 조던 스피스, 저스틴 토머스, 마쓰야마 히데키, 로리 매킬로이, 리키 파울러 등은 모두 20대였다.

그러나 여자 골프는 확실히 젊음이 무기인 것처럼 보인다. 2016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자들의 평균 연령은 20세였다. 뉴질랜드의 스포츠 심리학자인 시안 앨런은 도로 사이클 대회에서 20대 중후반에 들어서서야 첫 우승을 경험하는 경향이 있다고 봤다.
32세에 첫 투르 드 프랑스 우승을 차지한 게에인트 토머스(가운데)와 같은 스카이 팀의 크리스 프룸. 로이터 자료사진
32세에 첫 투르 드 프랑스 우승을 차지한 게에인트 토머스(가운데)와 같은 스카이 팀의 크리스 프룸.
로이터 자료사진
사실 토머스가 우승하기 전 챔피언이었던 크리스 프룸이 처음 투어 우승을 차지한 것도 28세 때였고 네 번째이자 마지막 우승은 32세 때였다. 브래들리 위긴스 경이 처음 영국 선수로 우승했던 2012년에 그의 나이는 32세였다. 호주 선수 카델 에반스가 2011년 우승했을 때도 34세였다. 올해를 빼놓고 역대 투르 드 프랑스 우승자 평균 연령을 뽑아봤더니 28.5세였다.

앨런 박사는 힘을 폭발적으로 이끌어내는 것보다 낭비되는 에너지를 없애는 것, 예를 들어 다른 선수 등 뒤에 숨어 힘을 아꼈다가 나중에 기회가 생겼을 때 치고 나가는 영민함 같은 것들이 더 우승에 기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16년 올림픽 선수들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로드 경주 톱 20위에 든 사이클 선수들은 평균 29.5세여서 모든 종목을 통틀어 요트와 사격, 비치발리볼, 핸드볼에 이어 다섯 번째였다. 여자들은 29.3세로 크로스컨트리 사이클과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경기) 선수들만 그보다 나이가 많았다.

앨런 박사는 체조와 다이빙처럼 유연성이 요구되는 종목에서는 우승 여부가 주로 신체적 능력에 좌우된다며 최상의 기량을 가진 이들은 일찍 피어난 선수들이기 마련이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다른 능력이 더 강력하게 작동하는 종목, 예를 들어 테크닉이 필요한 골프와 전술이 주효한 로드 사이클링에서는 기량이 극대화하는 나이대가 넓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섯 번째 발롱도르 수상을 의미하는 손가락 다섯 개를 펴보이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AFP 자료사진
다섯 번째 발롱도르 수상을 의미하는 손가락 다섯 개를 펴보이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AFP 자료사진
그러면 축구는 어떨까? 가장 남자다운 종목인 축구에서 정점을 의미하는 것은 발롱도르 수상 같은 일이다. 1956년부터 2016년까지 수상자 평균 연령이 26세였다. 널리 알려져 있듯 크리스티아누 호날도와 리오넬 메시가 다섯 차례씩 나눠 가졌다. 지금 30대인 둘이 계속해 다른 이들을 밀어낸다면 자연히 평균 연령도 올라갈 것이다.

그러나 둘 다 역대 발롱도르 수상자 가운데 최고령 수상자를 앞지르긴 쉽지 않을 것이다. 1956년 첫 번째 발롱도르(당시는 유럽에서 뛴 유럽 선수에게만 영예가 돌아갔다)를 수상한 스탠리 매튜는 당시 41세였다.

네이마르(26)와 킬리안 음바페(19) 같은 이들은 둘을 밀어낼 궁리만 하고 있을 것이다. 그 때가 언제가 될지는 각자의 상상에 맡긴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1952년 발롱도르 초대 수상자인 스탠리 매튜는 41세에 영예를 차지했다. PA통신 자료사진
1952년 발롱도르 초대 수상자인 스탠리 매튜는 41세에 영예를 차지했다.
PA통신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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