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피아트 부품사 인수 성공 땐 단기간 역량 키워 새 성장 동력
삼성전자가 이탈리아 피아트크라이슬러(FCA)의 자동차 부품 전문회사 마그네티 마렐리 인수를 추진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자 증권가는 현대차와의 대결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스마트카(자율주행차) 시장을 놓고 정보기술(IT) 업체와 자동차 업체 간 진검 승부가 막을 올릴 전망입니다.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사물인터넷(IoT) 시대의 본격 개막으로 자동차는 향후 반도체와 전자부품 업체의 새로운 성장 분야로 급격히 부각될 전망”이라며 “삼성전자가 자체적으로 자동차 사업을 키우는 게 쉽지 않은 현실 속에서 마그네티 마렐리 인수에 성공하면 단기간에 역량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장문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자동차 부품산업 시장은 품질과 안전성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다”며 “삼성전자 입장에선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사업 진출을 위한 관련업체 인수가 필수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자동차 전장 사업팀을 신설하고 자동차 부품 사업에 본격 진출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스마트카에 관심이 많은 이재용 부회장은 글로벌 자동차 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꾸준한 인맥을 쌓았습니다. 2012년부터 FCA의 지주회사인 엑소르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기도 합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소비자가전과 스마트폰 사업 의존도를 낮추려 한다”며 “해외 기업 인수합병 사상 가장 큰 딜이 될 삼성전자의 이번 행보로 현대차그룹과 부품업체의 주가에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습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한때 1% 이상 올랐다가 종료 직전 매물이 나오면서 전날과 같은 151만 7000원에 마감했습니다. 반면 현대차 주가는 1.14% 떨어졌으며, 기아차는 판매 실적 부진까지 겹쳐 52주 신저가를 기록했습니다.
1995년 삼성자동차를 설립했다가 5년 만에 르노에 매각한 삼성은 자동차 제조원가에서 전장 부품 비중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어 부품 시장만으로도 충분한 매력이 있을 전망입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6-08-0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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