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페라리 더 잘 팔렸다…‘연두색 번호판’의 반전 효과

포르쉐·페라리 더 잘 팔렸다…‘연두색 번호판’의 반전 효과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5-05-15 14:35
수정 2025-05-1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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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차 사적 유용 막으려던 번호판 정책
포르쉐·벤틀리 부자마크?…오히려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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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차량 사진. 픽사베이
페라리 차량 사진. 픽사베이


정부가 얌체 법인차를 잡겠다며 도입한 ‘연두색 번호판’ 제도가 시행 1년 만에 되레 ‘부자 인증 마크’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다. 고가 수입차를 중심으로 법인차 판매는 오히려 증가세다.

최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4월 1억원 이상 법인차 판매량은 1만 222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9991대)보다 22.3% 늘었다.

같은 기간 페라리는 115대, 포르쉐는 1827대로 각각 전년 대비 35%, 30% 넘게 급증했다. 1년 전 단 1대였던 애스턴 마틴은 올해 22대가 팔렸다.

올해 1분기 법인 명의로 등록된 수입차는 2만2383대. 이 가운데 7000만원 이상 차량은 1만7550대로 전체의 78.4%를 차지했다. 1억~1억5000만원대는 4000대, 1억5000만원 이상도 5000대를 넘겼다.

당초 정부는 고소득층의 법인차 사적 유용과 세제 혜택 남용을 막겠다며 지난해 1월부터 출고가 8000만원 이상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 부착을 의무화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서 출발한 제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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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공사 번호판제작소에서 직원이 고액 법인차량용 연두색 번호판을 정리하고 있다. 8000만원 이상 신규 등록 법인 차량은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해야 한다. 2024.1.8 연합뉴스
도시공사 번호판제작소에서 직원이 고액 법인차량용 연두색 번호판을 정리하고 있다. 8000만원 이상 신규 등록 법인 차량은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해야 한다. 2024.1.8 연합뉴스


시행 초기 일시적으로 법인차 판매가 주춤했지만, 반년을 넘기며 상황은 정반대로 흘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엔 연두색 번호판이 오히려 부유층을 상징하는 표식처럼 여겨진다”고 말했다. SNS에선 “연두색 번호판인데 벤틀리네?” 같은 반응이 회자될 정도다.

벤틀리는 서울 강남에 세계 최초 마이바흐 전용 전시장을 열 준비를 하고 있고, 롤스로이스는 고성능 전기 쿠페 ‘블랙 배지 스펙터’를, 캐딜락은 1억6000만원대 ‘에스컬레이드 ESV’를 출시했다. 이들 신차는 출시 하루 만에 수개월 치 물량이 완판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연두색 번호판이 실질적 제재 장치 없이 상징적으로만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법인차 운행일지를 의무화하거나 위반 시 가중세를 부과하는 등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번호판에 법인명을 표기하는 방식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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